본문 바로가기

[노트북을 열며] 새해의 기도

중앙일보 2016.01.04 00:44 종합 30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김창규
코리아중앙데일리 경제산업부장

새해의 문이 열렸습니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이해인 수녀님의 시 ‘새해의 기도’를 펼쳐봅니다. 시를 읽으니 이런 바람이 떠오릅니다.

 1월에는

 우리 마음에 희망이 싹트게 하소서. 한국 경제에 드리워진 불황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저성장 ·수출 부진을 이겨낼 힘이 솟아나게 하소서.

 2월에는

 우리 마음에 믿음이 찾아오게 하소서. 한국 경제호를 이끄는 수장과 각 부처 장관의 부동산·가계부채 진단이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그들에게 지혜와 확신이 있게 하소서.

 3월에는

 우리 마음이 기대감으로 설레게 하소서. 대기업 소유주가 부부 불화, 형제간 경영권 다툼 등으로 경영 공백에 빠지지 않도록 그들에게 사명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소서.

 4월에는

 우리 마음에 변화의 기운이 감돌게 하소서. 기존 정치인이 바뀔 수 있게 해주시고 그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4월 13일 총선 때 나라를 바꿀 인사를 고를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5월에는

 우리 마음에 사랑이 넘치게 하소서. 게임에 빠져 자녀를 아무렇게 방치하거나 자녀가 작은 실수를 했다고 학대하지 않도록 하소서.

 6월에는

 우리 마음에 신뢰가 생기게 하소서.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같은 독한 전염병이 돌아도 정부가 허둥대지 않고 미리 마련된 매뉴얼대로 대응하는 ‘안심 한국’이 되게 하소서.

 7월에는

 우리 마음에 여유를 주시옵소서. 한 곳에만 투자하지 않고 분산투자해 중국 증시 급락으로 ‘차이나 쇼크’가 와도 손실 걱정 없게 하소서.

 8월에는

 우리 마음이 평화를 느끼게 하소서. 북한이 목함지뢰 대신 대화의 손을 내밀고 남한도 그들에게 ‘단호한 대응’이나 ‘응징’이 아니라 인도적 포용을 할 수 있도록 하소서.

 9월에는

 우리 마음이 남 탓을 버리게 하소서.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라고 하늘 탓만 하는 게 아니라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해 그 어떤 자연재해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하소서.

 10월에는

 우리 마음이 인내의 가치를 알게 하소서. 인류 역사상 가장 심각한 실업률로 신음하는 청년세대가 열정을 버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면 반드시 얻을 수 있도록 하소서.

 11월에는

 우리 마음이 ‘더불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소서. 아무리 어려워도 ‘헬조선’을 외치거나 신입사원을 명예퇴직 대상에 올려놓지 않고, ‘불통’보다 ‘소통’이란 말이 넘쳐나게 하소서.

 12월에는

 우리 마음에 감사가 일어나게 하소서. 올해 바랐던 일이 이루어졌으면 지난 한 해를 감사하게 하고, 올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내년에는 바뀌리라는 기대감이 충만하게 하소서.

김창규 코리아중앙데일리 경제산업부장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