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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6개 거점 지정해 해양 실크로드 영광 재현 박차

중앙선데이 2016.01.03 01:27 460호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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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황제가 바다로 나가는 것을 금지했던 ‘해금(海禁)’ 정책을 폈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과거의 빗장을 푸는 또 다른 ‘해금(解禁)’ 쪽으로 180도 방향을 바꿨다. 중국은 왜 다시 바다로 나가려는 것일까. 이런 질문을 들고 중앙SUNDAY 해양 실크로드 문명 탐사대 1진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8일 동안 중국 동남부 연해 지역인 푸젠(福建)성과 광둥(廣東)성을 찾았다. 중국에서 21세기 해상실크로드 전략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리훙제(李鴻階) 푸젠성 사회과학원 부원장 겸 중국 해상실크로드 연구센터 주임은 “해상실크로드 전략 차원에서 바닷길 건설, 항공 허브 구축, 육해 연계 교통로 건설, 정보통신 통로 건설에 주력하고 있다”며 “샤먼에 신공항을 건설하고 동남항운센터와 크루즈 모항도 짓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4월 푸저우(福州)·샤먼(廈門)·취안저우(泉州)·장저우(?州)·푸톈(蒲田)·닝더(寧德) 등 6개 도시를 해상실크로드협력전략지점으로 지정했다. 대규모 항구가 건설되고 연해 도시들을 고속철로 연결하고 있다. 리훙제 부원장은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고 유라시아와 아프리카의 64개국 44억 명과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구축하려는 것은 중국이 세계와 융합해 다 함께 발전하고 ‘중국몽’을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중국은 혼자 즐기는 것보다 다같이 즐기는(獨樂樂不如衆樂樂) 방향으로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장 딩스(丁氏) 사당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2007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스포츠용품 대기업인 안타(安踏)그룹의 딩스중(丁世忠·46) 회장이 아랍인 후손이란 사실이다. 중국 1위 패션스포츠 용품업체 터부(特步)유한공사의 딩융보(丁永波·46) 총재도 같은 집안이다. 약 1000년 전에 아랍인들이 해상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에 정착했고 1000년이 지나 중국 땅에서 대기업을 일궈 21세기 해양실크로드를 따라 다시 전 세계 진출을 꿈꾸고 있다.



광둥성에서 해상실크로드의 중심도시는 역시 광저우다. 19세기 말 세관이 있던 곳 주변의 사몐(沙面)거리의 옛 영국 영사관 앞에는 중국인과 영국인이 거래하며 주판알을 굴리는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그만큼 광저우는 자고이래로 산물의 집산지이자 무역의 중심지였다. 광저우는 신생 독립국이던 미국이 처음 중국과 만난 곳이기도 하다. 미국 선박 중국황후(Empress of China)호가 1784년 2월 22일 뉴욕항을 출항했다. 배는 1만3000해리를 6개월6일간 항해해 8월 28일 광저우 황푸항에 도착했다. 모피와 면화 등을 중국에 팔고 찻잎·도자기·비단·향신료를 사서 12월 28일 다시 출항했다. 중국황후호는 3만 달러의 순이윤을 남겼다. 영국이 당시 미국 대륙에 금수 조치를 내리면서 궁지에 몰렸던 미국에 중국은 탈출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지금 미국과 중국은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국 관계가 됐다. 특히 남중국해를 무대로 한 치 양보 없는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21세기 해상실크로드를 개척하려면 반드시 뚫고 지나가야 할 관문이 바로 남중국해다.



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 등의 반발이 거세다. 무엇보다 미국의 견제는 노골적이다. 남중국해가 중국 해양실크로드가 넘어야 할 첫 관문이자 가장 중요한 장애물이라는 인식은 중국 내 전문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천궁위(陳功玉) 광둥성 중산(中山)대 공상관리과 교수 겸 광둥남방해양연구원장은 “일대일로의 궁극적 목적은 포화 상태인 중국 상품의 수출로를 확보하자는 데 있고 중국 제품 수입국들의 물류 인프라 구축을 중국이 도와주려고 한다”며 “해상실크로드의 관문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을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장윈링(張蘊嶺)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남중국해는 해상실크로드의 출발점인데 첫발을 잘 디뎌야 중국이 밖으로 더 뻗어나갈 수 있다”며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으로) 어떻게 평화로운 발전을 이룰 것인지 전 세계에 답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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