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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4000억 투입 해운업계 살린다

중앙일보 2015.12.30 20:16

정부가 12억 달러(1조4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만들어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해운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사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선박을 새로 발주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져있다.

정부 '선박펀드' 조성해 지원…부채비율 400% 이하 낮춰야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새 선박을 발주할 때 선박펀드가 돈을 대고 대신 해운사는 새 선박을 임대해 쓸 수 있도록 해준다는 얘기다. 새 선박 발주가 이뤄지면 주문 감소로 고전 중인 조선업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997년 외환위기로 해운사가 위기에 처하자 2002년 처음 선박펀드를 도입한 바 있다.

정부는 3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해운·조선업 구조조정 계획을 확정했다. 선박펀드는 일단 12억 달러로 추진하지만 수요를 봐가며 확대하기로 했다. 40%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산은캐피탈 등 정책금융기관이 부담하고 10%는 해운사가 맡는다.

나머지 50%는 무역보험공사의 일부 보증 조건으로 민간 금융회사가 참여한다. 이명순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은 “12억 달러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할 수 있는 규모”라고 했다.

다만 선박펀드 지원을 받으려면 기업의 부채비율이 400% 이하여야 한다. 현재 국내 양대 해운사인 한진해운·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올 3분기 말 현재 750%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양대 해운사가 투자유치·유상증자 등을 통해 글로벌 해운사 수준으로 부채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먼저 빚을 줄여야 선박펀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동아원 등 대기업 19개사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11곳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8곳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다. 업종별로는 철강 3개사, 조선·기계제조·음식료가 각 2개사다. 구조조정 대상 중 상장사는 세 곳이다. 그러나 워크아웃의 법적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올해 말로 일몰돼 국회가 오늘까지 관련법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워크아웃에 차질이 우려된다.

올해 5조원대 손실을 냈다가 채권단이 손실을 보전하기로 한 대우조선해양과 경영난에 빠진 현대상선은 정상등급을 받아 구조조정 대상에서 빠졌다.

서경호·이태경 기자 prax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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