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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억 달러 선박펀드 만들어 해운업 살린다

중앙일보 2015.12.30 14:00
정부가 12억 달러(1조4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민관 합동으로 만들어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대형 해운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3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현황과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선박 펀드 규모는 일단 12억 달러로 추진하지만 수요를 봐가며 확대하기로 했다. 12억 달러 중 40%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산은캐피탈 등 정책금융기관이 부담하고 10%는 해운사가 맡는다. 나머지 50%는 무역보험공사가 일정부분 보증을 해주는 조건으로 일반 금융회사가 참여한다. 선박펀드의 지원을 받으려면 기업의 자산매각 등 자구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기업의 재무상태가 일정조건(부채비율 400% 이하)을 달성해야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가 해운업 지원에 직접 뛰어든 것은 현재 해운업 상황에선 구조적으로 경쟁력 확보가 힘들기 때문이다. 세계 교역성장률은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고, 물동량 증가세도 둔화했지만,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총량)이 넘쳐나 운임이 약세여서 돈벌이가 힘들다.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조차 지난달 비상경영안을 발표했고, 3위인 CMA CGM과 12위 NOL은 이달 초 합병했다.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국내 대형 해운사들도 글로벌 해운업 침체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운사의 돈줄이 말라 고효율·친환경 선박 투자를 못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계 해운업의 구조적 어려움 때문에 국내 선사도 가만히 앉아 있으면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채권은행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에는 이제 한계가 왔다고 판단한 것이다. 채권단은 2013년 7월 이후 회사채 매입이나 운영자금 기한 연장 등을 통해 현대상선·한진해운 두 회사에 2조7000억원을 지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조선·석유화학·철강·건설 분야의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했다. 석유화학의 경우 합섬원료인 테레프탈산(TPA) 분야의 공급과잉이 심각하다는 판단 하에 업계 자율적으로 생산설비 30%(150만t) 감축을 유도하기로 했다. 철강업계도 합금철(망간합금철) 분야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능력의 40%(40만t)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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