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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수당 안 주고, 근로계약서 미작성…청소년 고용 10곳 중 3곳 근로권익 침해

중앙일보 2015.12.30 12:25
백모양(21)은 3개월 전부터 광주광역시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하루 5시간씩 주 5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백양은 주 15시간 이상 근로자로 일주일에 한 번씩 유급휴일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업주는 3개월간 30만원이 넘는 휴일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치킨집에서는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면서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업주는 아르바이트생이 자주 바뀌는데 그럴 때마다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는 게 번거로워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소년을 고용한 업소 10곳 중 3곳은 근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는 최근 전국 24개 지역의 일반음식점과 커피전문점, 제과점 등 청소년 아르바이트가 많은 업종 24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곳(28.2%) 가량이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했다고 30일 밝혔다. 전체 위반 건수는 132건으로 최저임금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가 36건(27.3%)으로 가장 많았다.

여가부 관계자는 “업주는 근로자들이 볼 수 있는 장소에 최저임금액을 게시하거나 적당한 방법으로 근로자에게 알려야 하는데 대부분의 업소가 이를 어겼다”고 말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휴게ㆍ근무시간 등을 제대로 적시하지 않아 근로조건 명시 위반(26.5%)에 해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어 근로자명부ㆍ임금대장 미작성(23.6%),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19.0%) 등의 순이었다.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고(2.2%), 야간 ㆍ휴일근로 미동의(0.7%) 등의 위반 사례도 있었다. 업종별로는 소규모 일반음식점이 28곳(41.2%)으로 가장 많았다. 여가부는 “잦은 개ㆍ폐업으로 업주의 근로법령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가부와 고용부는 위반 업소들에 시정명령 조치를 했다.

이번 단속에서 19세 미만 청소년의 출입ㆍ고용 금지나 술ㆍ담배 판매 금지 등을 표시하지 않는 등 청소년 보호법을 위반한 사례도 26건 적발됐다. 정은혜 여가부 청소년보호중앙점검단장은 “많은 청소년들이 열악한 근로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면서 업주의 부당처우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청소년 고용 사업장에 대한 면밀한 점검과 계도를 실시해 근로청소년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편의점, 음식점 등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기초고용질서 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최저임금 위반 시 즉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제재를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당한 처우를 받는 청소년에게는 현장도우미가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는 청소년 아르바이트 고충상담도 강화할 예정이다. 임금체불이나 최저임금 미지급, 성희롱 등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된 근로청소년들은 청소년문자상담(#1388)이나 ‘청소년 근로권익 센터’를 통해 무료상담과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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