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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대란 D-2 … 700명 예비후보 범법자 되나

중앙일보 2015.12.30 03:30 종합 8면 지면보기
선거구 대란(大亂)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여야가 선거구 획정 협상을 타결 짓지 못하면 1월 1일 0시부터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모든 선거구가 무효가 된다.

획정협상 31일까지 타결 못하면
헌정 초유 246개 지역구 사라져
8일 직권상정돼도 일주일 혼란

 이런 ‘선거구 부존재’ 상황은 헌정 사상 초유다. 선거구 부존재 상황이 오면 기존의 전국 246개 지역구에서의 모든 선거운동은 불법이다. 700여 명의 예비후보는 선거사무소를 운영하면 안 되고, 플래카드까지 철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예비후보자가 선거사범이 된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이 문제를 놓고 협상조차 하지 않았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월 1일 0시가 지난 뒤에야 선거구 획정안의 직권상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정 의장의 측근은 “‘입법 비상사태’가 돼야 직권상정을 할 수 있다”며 “선관위 산하 선거구 획정위에 현행 선거법(지역구 246석)대로 획정안 제출을 요구한 뒤 1월 8일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권상정을 하더라도 일주일간 선거구 자체가 없는 혼돈 사태가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쟁점 법안의 연내 처리도 불투명하다. 새누리당 조원진,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쟁점 법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서비스산업발전 법안,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안(원샷법), 노동개혁 5법안 등에 대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다만 여야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탄소소재 융·복합 기술 개발 및 기반조성지원법(탄소법)’을 처리하기로 했다. 전라북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탄소기술 개발을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새누리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하는 탄소법 처리를 수용하면서 오는 31일 본회의에서 다른 쟁점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서비스산업발전법의 적용 산업에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하고, 보건의료의 공공성 보장 방안을 내놓으라고 제안했다. 테러방지 법안은 야당이 컨트롤타워를 총리실로 하는 방안을 제안해 가닥이 잡히고 있다. 다만 야당은 추가로 “국정원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조항, 보완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게 변수다.

북한인권 법안은 야당이 법안 목적에 ‘남북관계 발전 및 한반도 평화 정착에 노력한다’는 문구를 추가하고, 인권재단의 자문위 구성을 여야 동수로 하면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당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박유미·김경희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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