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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병실, 4인실 이하로 … 시장판 같은 응급실엔 페널티

중앙일보 2015.12.30 03:28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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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증축하거나 새로 짓는 병원은 5~6인실을 만들 수 없게 된다. 또 병상 간격도 국제 규격대로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복지부 의료감염 예방 대책
질병관리본부장 차관급 격상

보건복지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 관련 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 관련 감염대책협의체와 두 달여 동안 논의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의 주범으로 지적돼 온 다인실 중심의 병상 구조를 조금이라도 개선해 보자는 취지다.

 정부는 우선 6인실 위주인 입원실 구조를 4인실로 점차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에 의료법 시행 규칙을 개정해 새로 짓거나 이전·증축하는 의료기관은 병실 내 병상 수를 4개 이내(요양병원은 6개)로 제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18인실 요양병원과 같은 구조는 더 이상 들어설 수 없게 된다. 기존 병원들에 대해서는 4인실 수가(입원료)를 올려 6인실을 4인실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다닥다닥 붙은 병상도 손보기로 했다. 지금은 병상 간격 규정이 없고 병상당 최소 면적(중환자실은 10㎡)만 지정돼 있다. 하지만 앞으로 신축·증축 병원은 국제감염관리연맹 기준에 맞춰 병상끼리 2m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기존 병원도 순차적으로 바꿔나가도록 했다. 김강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병원 시설 전체를 개·보수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새로 짓거나 이전하는 병원에 우선 적용한 뒤 다른 일반 병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형병원 응급실 과밀화를 방지하기 위해 비응급-응급 두 단계로 돼 있는 환자 중증도를 5단계로 세분화한다. 119 구급대가 4~5등급에 해당하는 비응급 환자를 중소병원으로 보내도록 관련 법규도 고칠 방침이다. 반면 대형병원 응급실을 고집하는 환자의 부담은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인상 규모는 추후 결정된다.

 이와 함께 응급실에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환자의 비율을 정한 뒤 이를 어기는 병원에 대해서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지정이 취소되면 진료 수가 가산율이 낮아져 수입이 줄게 된다. 상급종합병원은 전국 10개 권역별로 난이도 높은 중증 질환 진료를 맡고 있는 의료기관이다.

실제로 도떼기시장처럼 과밀화 정도가 심한 20개 대형병원 응급실의 경우 24시간 이상 체류 환자가 전체 응급병상의 43.4%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응급실 격리병상과 중증환자 진료 구역은 보호자 출입이 전면 금지된다. 응급실 내 다른 구역도 보호자 한 명만 출입할 수 있게 제한된다.

 한편 정부는 29일 국무회의를 열고 질병관리본부를 감염병 컨트롤타워로 격상하는 내용의 직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1급인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국장급 고위공무원이 센터장을 맡는 긴급상황센터를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 위기소통담당관을 신설하고 병원 감염 관리 인력도 22명 늘리기로 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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