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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뒤꿈치 묘기, 100일 만에 다시 빛난 ‘손샤인’

중앙일보 2015.12.30 02:06 종합 29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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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미드필더인 델레 알리가 손흥민의 얼굴과 TV프로그램 ‘꼬꼬마 텔레토비’의 해님을 합성해 개인 SNS에 올린 사진. [사진 델레 알리 SNS]

손흥민(23·토트넘)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멋진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44분 절묘한 힐킥 결승골
9월 이후 길었던 골 침묵 끝내
5경기째 교체 출전 설움도 날려

 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왓포드와의 2015~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경기에서 1-1이던 후반 44분 발뒤꿈치를 이용한 감각적인 힐킥으로 토트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오른쪽 측면에서 키어런 트리피어가 올린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뒤꿈치로 공의 방향을 바꿔 골망을 갈랐다. 지난 9월 20일 크리스털팰리스전 이후 100일만에 터진 리그 2호(시즌 4호) 골이었다. 영국 BBC는 ‘드라마틱한 결승골이었다’며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3연승을 달린 토트넘은 리그 단독 3위(승점 35점·9승8무2패)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최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5경기 연속 선발명단에서 빠진 채 교체 선수로만 나왔다. 그가 속한 2선 공격라인에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릭 라멜라, 델레 알리가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과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면서 손흥민의 설자리는 좁아지고 있었다. 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던 케인은 에릭센-라멜라-알리의 지원을 받더니 어느새 11골(리그 득점 5위)을 기록 중이다. 반면 크리스털팰리스전 이후 12경기 동안 골을 넣지 못한 손흥민은 2~3일 간격으로 빡빡하게 경기를 치르는 ‘박싱 데이(boxing day)’ 기간에도 선발로 뛰지 못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실망하지 않았다. 동료가 골을 넣으면 벤치에서 가장 먼저 달려가 함께 기뻐해주는게 손흥민이었다. 영국 스포츠전문지 HITC 스포츠는 “손흥민이 빠른 시간에 토트넘의 분위기 메이커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3)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유머 감각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그런 선수와 함께 해서 기쁘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는 2015년 토트넘의 마지막 경기였다. 손흥민의 경쟁자인 델레 알리는 트위터에 유아 프로그램 ‘꼬꼬마 텔레토비’의 태양과 손흥민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며 그의 골을 축하했다. 2014~15시즌 독일 레버쿠젠에서 한 시즌 개인 최다 골(17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지난 8월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00억원)에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손흥민은 올해 대표팀에서도 아시안컵 준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1월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터뜨린 동점골은 대한축구협회가 실시한 ‘2015년 베스트 골’ 설문조사에서 1위(40%)에 올랐다. 그러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로는 뭔가 잘 풀리지 않았다. 힘겨운 3개월을 보냈던 손흥민은 멋진 골로 2016년 새해의 희망을 밝혔다. 그는 “트리피어의 크로스가 완벽했다. 행운이 따랐다”면서 “내게 매우 중요한 골이었다. 팀이 이겨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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