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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응답하라 2015 당신의 순간①

중앙일보 2015.12.30 00:40 강남통신 1면 지면보기
독자 사진 콘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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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은 배우 강소라가 찍은 사진.


2015년이 이틀 남았습니다. 지난 한 해 어떻게 보내셨나요. 아쉬운 일, 힘든 일 많으셨죠.
그래도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는 법이죠. 그리고 돌이켜보면 행복하고 기쁜 순간들이 분명 더 많았을 겁니다. 그 순간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있을 겁니다. 강남통신은 그렇게 올해의 빛나는 순간을 담은 독자분들의 사진으로 올해 마지막 호를 장식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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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과 캐논이 개최한 사진 콘테스트에서 총 20편의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 많은 분이 올 한 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담은 사진과 사연을 콘테스트에 보내주셨습니다. 20대 청춘의 방황과 패기, 30대 초보 아버지의 행복,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50대 딸의 그리움, 팔순 기념 여행에서 만난 갈매기의 여운 등 가슴 따뜻한 사연들이 도착했습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당선된 분에게는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1등 신승희(작고 가벼운 35mm 풀프레임 DSLR ‘캐논 EOS 6D 24-105 IS KIT’), 2등 임광엽·이동훈·정윤주(하이브리드 미러리스 ‘캐논 EOS M3 18-55㎜’와 ‘뷰파인더 EVF’), 3등 임동일·유미희·최경덕·허기철·신성호(뉴발란스 카메라맨 패딩 점퍼), 4등 신동협·김인혜·장길재·송혜은·이윤진·이상철·이인희·이도은·이숙자·편임백(캐주얼 레스토랑 ‘빕스’(VIPS) 4인 식사권), 응원상 김지윤(리안 스핀 LX 유모차) 입니다.


‘마음의 눈을 뜨게 해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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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보통 사람과는 조금 다른 듯한 장애인에 대한 이질감과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앞집으로 이사 온 시각장애인 아주머니와 친해지면서 그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주머니를 보면서 그들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안내견의 사회화 훈련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안내견을 생후 2개월부터 1년간 키우며 시각장애인을 돕는 일을 가르치는 봉사입니다.

 사진은 지난 1년간 함께한 안내견 ‘나라’와 이별하기 한 달 전 공원을 산책하다가 남편이 찍은 사진입니다. 지난 10월 성남 판교공원에 있는 느티나무길입니다. 저와 남편, 아이와 함께 가족처럼 지냈던 나라는 이별의 시간이 가까워져 왔다는 걸 아는지 제 어깨에 머리를 대고 떨어지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때 느낀 교감을 평생 기억하고 싶습니다.

 우리 가족은 나라를 통해 많은 걸 배웠습니다. 장애인에게 얼마나 많은 편견이 있는지, 그들이 살아가기에 얼마나 불편하고 어려운 세상인지도 알게 됐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새로운 마음의 눈을 뜨게 해주고, 사랑과 즐거움을 주고 간 안내견 친구 나라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신승희(42·서울 강남구 역삼동)


‘이만큼 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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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 둘째 딸 서영이의 여섯 살 생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서영이의 출생 당시의 발바닥 모습과 지금의 발바닥 모습을 비교해 보니 대견하기만 하네요. 임광엽(45·서울 강남구 대치동) 


‘천 년 세월의 흔적을 어루만지는 엄마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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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북 부안군 내소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천 년 고찰 내소사의 대웅보전 기둥을 어루만지는 엄마의 주름진 손입니다. 깊게 패이고 쩍쩍 갈라진 그 기둥에는 말없이 버텨낸 천 년의 세월과 인고의 시간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습니다. 주름진 엄마의 손처럼 말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엄마는 부산에서 따로따로 20년을 살았습니다. 스무 살에 상경한 딸은 마흔여덟 살이 될 때까지 엄마를 모시고 여행 한 번 간 적이 없습니다. 바쁘게 사느라 그랬다지만, 결혼 이후엔 가슴 뿌듯하게 기억할 엄마와의 추억이 없다는 게 마음에 걸려서 ‘불효녀의 효도여행 프로젝트’를 단행했습니다.

 엄마와의 여행을 위해 회사에 휴가를 내고 엄마의 운전기사 역할을 하며 24시간 마주 보며 여유 있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엄마와 단둘이 여행한 건 생애 처음이었죠.

 낮 동안 부안 내소사와 변산반도 채석강을 돌아다니고 저녁엔 볕에 그을린 엄마 얼굴에 마스크팩을 했습니다. 엄마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주름이 가득했습니다. 이 주름은 내가 속썩인 것, 저 주름은 동생이 괴롭힌 것, 요 주름은 괴팍한 아빠가 힘들게 한 거 아닐까.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그 옛날 하얗고 예쁘기만 하던 엄마의 손이 돌아가신 할머니처럼 쭈글쭈글 주름져 있는 걸 봤습니다. 거뭇거뭇한 점도 박혀 있었고요. 없는 집안의 장남인 아버지에게 시집와서, 시동생 넷을 학교 보내고 결혼시켰고, 30년 넘게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다섯 아이를 낳고 키워낸 엄마의 76년 세월. 신산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주름이 되어 새겨진 거겠죠. 정윤주(48·서울 강남구 청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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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당신의 순간② '엄마 여기 보세요'
▶ 2015 당신의 순간③ '부모님 삶의 터전에서'
▶ 2015 당신의 순간④ '갈매기의 꿈'
▶ 2015 당신의 순간⑤ '사위와 바라보는 세상'


정리=김소엽 기자 kim.soyu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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