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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음달 법원 판결 따른 '화학적 거세' 첫 집행

중앙일보 2015.12.30 00:17

법원 판결에 따른 ‘화학적 거세’가 다음달 첫 집행되는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3일 2017년까지 집행 전 당사자 이의제기 절차를 새로 마련하라고 했지만 해당 인물의 경우 출소가 임박해 보완책이 만들어지기 전에 집행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성범죄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50대 남성 A씨에 대해 다음달부터 화학적 거세(성충동 약물치료)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찜질방에서 잠자고 있는 여성의 몸을 만진 혐의(준강제추행)로 지난해 3월 구속돼 같은해 10월 법원에서 징역 2년과 성충동 약물치료 3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전문가 감정과 재범가능성 평가 등을 거쳐 A씨가 성도착증 등 병적 증상이 있고 재범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화학적 거세를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였다.

A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살고 출소하자마자 다시 범행을 저질렀고, 이보다 앞서서도 같은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도 있다고 한다. A씨의 출소가 내년 3월임에 따라 두달 전인 1월부터 향후 3년 간 정기적으로 성충동 억제 약물을 투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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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법원의 판결에 따른 첫 화학적 거세 집행 대상자다. 2013년 1월 법원이 처음으로 화학적 거세를 판결한 한 이후 현재까지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이 확정된 사람은 총 1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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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거세 여부는 성범죄 혐의에 대한 법원의 선고와 함께 결정되지만 실제 집행은 통상 출소 2개월 전부터 이뤄진다. A씨 외에 다른 대상자 상당수는 연쇄성폭행이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들로 징역 10년 안팎이나 길게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아 실제 집행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법무부는 “현재 화학적 거세가 확정된 대상자들의 집행 시기를 따져보면 법원 선고 후부터 평균 9년 가량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다른 대상자들보다 집행 시기가 빨리 찾아온 경우다.

A 씨에 대한 화학적 거세는 논란의 소지도 있다. 헌재는 지난 23일 검찰 청구에 이은 법원 판결로 화학적 거세를 집행하는 것은 합헌이라고 결정하면서도 집행 절차에 대해선 문제를 지적했다. 법원의 선고와 실제 집행 시점(출소 2개월 전)에 차이가 나는데도 집행 전 당사자 이의제기 절차가 없는 것은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화학적 거세 대상자가 법원 선고 후 치료감호소나 교도소 수감 생활을 하면서 재범가능성이 감소될 수 있는 부분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헌재는 2017년 12월 31일까지 집행 전 당사자 이의제기와 재판단 절차 등 관련 대책을 세우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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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씨의 경우 보완책이 마련되기 전이라서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 연쇄성폭행 등으로 A씨보다 중형을 받은 성범죄자들이 오히려 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치료명령 집행 시점에 불필요한 치료를 배제할 수 있는 방안을 기한(2017년 12월 31일)내에 마련하겠다”고 하면서도 “A씨 경우에는 출소가 임박해 현행 규정대로 집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화학적 거세는 법원 판결이 아닌 법무부 치료감호심의위원회의 결정에 의해서도 집행된다. 이 경우 성범죄자가 치료감호소를 가출소하기 전에 심의위의 의해 성충동 약물치료 여부가 결정된다. 심의위의 결정으로 현재 6명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성충동 억제 약물이 투여되고 있고 2명은 이미 치료가 종료됐다.

서복현 sphjtb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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