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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어묵 공채 경쟁률 160대 1 비결 "입사 전 생각이 입사 후 현실로"

중앙일보 2015.12.2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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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부산 영도구 삼진어묵 본사 앞에서 20~30대 직원들이 어묵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최근 부산의 한 중소기업이 정규직 사무직원 8명을 채용하는 공고를 취업사이트에 냈다. 공고 내용은 크게 특별할 게 없었다. 연봉 2400만원에 점심 식대를 제공하고, 토요일은 격주로 쉰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입사경쟁률은 무려 160대 1이었다. 대졸자가 선호하는 대기업·공기업의 경쟁률과 비슷할 정도로 지원자가 몰린 것이다. 지원자들은 하나같이 “회사의 발전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원한다”고 자기소개서에 적었다. ‘어묵 베이커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진어묵’의 신입사원 공채 이야기다.

29일 삼진어묵에서 만난 젊은 직원들은 공채 경쟁률 160대 1에 대해 “지원자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삼진어묵 본사 사무직의 평균 연령은 29세. 이번 공채를 거쳐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평균 연령은 더 내려간다. 삼진어묵의 ‘젊은 피’ 3인방에게서 취업 준비생들이 몰리는 까닭을 들어 봤다.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는 김진의(26·여)씨는 지난달 16일 입사해 이 회사의 막내다. 김씨는 “권위가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회사의 강점”이라고 했다. 김씨는 이날 스키니 청바지에 운동화, 파란색 니트를 입고 있었다. “복장이 너무 편한 것 아니냐”고 묻자 “모두 다 이렇게 입고 다닌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젊은 사원끼리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회사 제품의 장단점을 토론하고 있다”며 “여기에서 나온 의견을 회사에 전달하면 회사는 진지하게 검토해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홍보팀 이혜인(25·여)씨는 “사원들이 회의 때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회사의 경쟁력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회의 때 “손님으로부터 받은 명함을 추첨해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하면 입소문이 나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씨의 제안은 곧바로 받아들여져 최근 문을 연 서울 여의도점에서 ‘명함 추첨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사원들은 “성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입사 전의 생각이 입사 후에도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야근이 거의 없고, 회사에서 취미로 빵을 자유롭게 구울 수 있는 점도 장점의 하나로 꼽았다.

다음달 4일 첫 출근을 앞둔 신입사원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이날 오리엔테이션(OT)을 위해 회사를 찾은 도현용(27)씨는 “어묵 베이커리 등 혁신적인 이 회사 제품 덕분에 회사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해 지원했다”고 입사 동기를 말했다. 심민지(23·여)씨는 “지방의 작은 회사여서 급여나 복지 수준이 대기업과 비교할 때 높은 편은 아니지만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를 반영하듯 미국·호주 등에서 공부한 인재들도 이 회사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1950년 탄생한 삼진어묵은 그동안 평범한 어묵 생산업체였다. 하지만 2013년 어묵 크로켓(일본식 표현 고로케) 등 새로운 어묵 제품을 베이커리(빵집) 형태의 매장에서 판매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매출액은 2013년 82억원에서 올해 500억원으로 뛰었고, 직원 수는 45명에서 430명으로 늘었다. 서울·경기·부산에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 영도구 본사에는 소비자들이 어묵 베이커리와 다른 어묵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장이 있다. 유리를 통해 어묵 제조과정을 직접 볼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이전 어묵공장의 불결함이 온 데 간 데 없어진 걸 보고 놀라기 일쑤다. 본사 공장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 명소로 떠오른 이유다.

이만식 삼진어묵 전략기획·홍보 이사는 “신입사원에게 대기업만큼의 대우를 해줄 수는 없지만, 수평적인 조직문화에서 회사와 함께 성장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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