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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골프장 여직원 성추행했다던 전 검찰총장-알고보니 동업자가 사업권 노려 꾸며낸 스토리

중앙일보 2015.12.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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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운영하던 골프장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던 신승남(71) 전 검찰총장이 1년 여간의 소송전 끝에 혐의를 벗게 됐다.

의정부지검이 최근 신 전 총장이 골프장 여직원 김모씨와 그 아버지를 상대로 “성추행이 없었는데 성추행했다는 내용으로 고소를 하고, 이를 언론보도케 함으로써 명예를 훼손했다”고 고소한 데 대해 두 사람을 불구속기소 결정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여직원 김씨에게는 무고 혐의가, 김씨 아버지에게는 언론에 내용을 흘린 점이 인정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됐다.

신 전 총장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해 11월 불거졌다. 골프장 여직원 김씨가 “2013년 6월 22일 숙소로 들어와 강제로 껴안는 등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하면서다. 이에 신 전 총장은 자신의 차량 고속도로 통행료 납부 증명과 골프장 방문 일지 등을 뒤져 자신이 방문한 날은 6월이 아닌 5월이었다는 점을 입증해 냈다. 성추행 사건이 있으면 1년 안에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 규정은 2013년 6월19일 폐지됐다. 따라서 2013년 6월19일 이전의 사건은 여전히 친고죄 조항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그 시점이 5월이면 고소 대상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신 전 총장은 ‘공소권 없음’ 결정을 받았다. 성추행 사실 여부를 떠나 고소 자체가 안된다는 것이었다.

신 전 총장은 이후 김씨와 그 아버지 등을 상대로 명예훼복을 위한 고소를 진행했다. 정말 성추행 사건이 있었느냐에 대한 판단을 받아야한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 의혹에 대한 신 정 총장과의 일문일답.

 
사건 당일 여직원 김시가 머물고 있는 기숙사에는 왜 갔나.
“골프장 프론트 직원인 김씨가 회사를 그만둘 것이란 말을 들었다. 이를 만류하기 위해서 갔다.”
아주 늦은 시간에 간 걸로 이야기되는데.
“오후 9시쯤 갔다.”
혼자 갔나.
“다른 골프장 직원과 함께 갔다.”
왜 하필 그 시간에 갔나.
“한시라도 빨리 가서 설득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당시 프론트 직원 4명 중에 캡(팀장급)으로 일하면서 골프장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회사를 그만두면 손해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라도 직접 만나 설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도 밤중에 여자 기숙사에 가는 건 충분히 오해를 살만한 행동 아닌가.
“김씨의 방은 내 옆방이다. 내방과 10m도 떨어져 있지 않다. 내방으로 가는 길에 잠시라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날 내 방엔 아내도 있었다. 괜한 오해가 생길까 골프장 직원과 함께 갔다. 더군다나 (김씨의 방은) 김씨만 혼자 사는 방도 아니다. 여자 3명이 같이 쓰는 방이다. 룸메이트도 있는 상황에서 내가 무슨 짓을 할 수 있겠나.”
술에 취한 상태였나.
“(김씨를 만나기 전) 미리 저녁 약속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와인 몇 잔 마셨다. 만취 상태는 전혀 아니었다. 손님들이 골프장에 오면 종종 그 정도 마신다.”
김씨 방에 도착했을 때 당시 상황은.
“김씨는 샤워 중이었고, 룸메이트가 방에 있었다. 다른 룸메이트 한 명은 휴무일이었다.”
그 이후엔.
“테이블 하나 놓고 나를 포함해 4명이 마루 바닥에 둘러앉았다. 그리고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득했다. 약 30~4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 도중 김씨와 아무런 접촉이 없었나.
“이야기를 마치면서 김씨와 룸메이트 사이로 가 어깨동무를 하면서 ‘앞으로 잘하자’며 등을 1~2차례 두드려 준 일밖에 없다. 그 외엔 아무런 접촉이 없었다.”
방안에 김씨와 단둘이 남겨지거나 하진 않았나.
“그런 일은 없었다.”
왜 김씨는 있지도 않은 사실들은 갖고 고소했나.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김씨의 아버지가 골프장 경영권 문제로 나와 분쟁 중인 사람들의 사주를 받았다고 짐작할 뿐이다. 이를 밝히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검찰에서 김씨의 허위 고소는 신 전 총장의 골프사업 경영권을 노리던 마모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마씨는 신 전 총장의 고교 후배이자 동업자였다. 하지만 골프장 사업 지분을 놓고 다투게 됐다.

마씨는 김씨에게 신 전 총장을 고소하게 만든 무고교사 혐의는 물론 지난해 10월 신 전 총장의 운전기사였던 이모씨와 함께 신 전 총장을 만나 “골프장 사업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김씨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공동공갈)도 받고 있다. 신 전 총장이 사무실 컴퓨터에서 되살린 상대방들의 대화 녹음파일이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이 파일 녹취록에 따르면 마씨 등은 성추행이 없었다는 걸 알면서도 서로 짜고 김씨를 부추겨 성추행 사건화했다.

신 전 총장은 “그동안 전직 검찰총장이 성추행 사건에 휘말렸다는 것 자체 하나만으로 여론재판을 받았다”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검찰이 자기 식구 감싼다는 오해가 없개 하기 위해 수사 검사 외에 전화는 물론 차 한 잔도 검찰 관계자들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도 김씨를 부추겨 성추행 스캔들을 퍼뜨린 이들이 더 있다고 확신하는 만큼 끝까지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주·장혁진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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