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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위안부 사죄 … 일본 책임 통감”

중앙일보 2015.12.29 03:00 종합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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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은 28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죄·반성 표명’ 등 각각 3개 항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협상 타결 뒤 아베 신조 총리의 전화를 받고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 가며 새로운 관계를 열어 갈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쿄=지지통신]


한국과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해법에 합의했다. 1991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실명으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한 지 24년 만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28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각각 3개 항을 발표했다.

한·일, 피해 할머니 46명 남은 상황서 협상 타결
한국이 재단 만들고 일본은 정부 예산 10억엔 지원
박 대통령 “한·일 관계 위해 대승적 견지서 이해를”


 기시다 외상은 발표문에서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관여 아래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특히 “아베 신조 내각총리대신은 일본국 내각총리대신으로서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012년 12월 취임한 이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나 ‘반성’이란 표현을 한 건 처음이다.

 양국 외교장관은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재단을 한국 정부가 설립하고, 일본 측에서 이 재단에 예산으로 10억 엔(약 96억원)을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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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장관은 “일본 측이 약속한 조치를 착실히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번 발표를 통해 일본 정부와 함께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 등 3개 항을 발표했다. 위안부 문제가 한·일 관계의 걸림돌이 더 이상 아니며, 국제사회에서도 서로 비난을 자제하자고 공식 선언한 것이다. 윤 장관은 다만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해선 “관련 단체와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하겠다”고 했다.

 한·일 공동 발표문에 대해 국립외교원 조양현 교수는 “도의적 책임을 전제로 한 ‘사사에 안’보다 진전된 내용”이라며 “양국 정상이 정치적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사에 안은 2012년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당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방한해 제시한 안으로 ▶일본 총리의 직접 사과 ▶주한일본대사의 피해자 면담 및 사과 ▶일본 정부의 예산을 통한 피해자 보상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할머니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합의는 정치적 야합일 뿐”이라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지원단체들과 합의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이번 합의는 피해자분들이 대부분 고령이시고 금년에만 아홉 분이 타계해 마흔여섯 분만 생존해 계시는 시간적 시급성과 현실적 여건하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이루어낸 결과”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피해자분들의 고통을 우리 후손들이 마음에 새겨, 역사에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전기가 돼야 할 것”이라며 “한·일 관계 개선과 대승적 견지에서 피해자분들과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를 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합의의 충실하고 신속한 이행을 통해 피해자분들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경감되도록 조치들을 취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 후 청와대를 방문한 기시다 외상에게 “협상 결과가 성실하게 이행됨으로써 한·일 관계가 새로운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용호·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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