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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0개 중 더불어민주당 선택 … 안철수의 ‘새정치’ 지웠다

중앙일보 2015.12.29 02:31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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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문 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더 이상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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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홍보위원장이 28일 새 당명인 ‘더불어민주당’의 선정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28일 사라지고 ‘더불어민주당’이 새로 태어났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최종 후보작엔 ‘더불어민주당’ ‘희망민주당’ ‘민주소나무당’ ‘새정치민주당’ ‘함께민주당’ 등 5개가 올랐다. 지난 주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1위가 희망민주당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은 3위였다. 당명 개정작업을 주도한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민주소나무’라는 당명에 전율했다”고 했다. 하지만 최고위원들의 선택은 ‘더불어민주당’이었다.

합당 후 1년9개월 만에 당명 바꿔
“민생과 더불어처럼 쓰일 수 있어”
약칭으론 ‘더민주당’ 유력 검토

여당 “벼랑으로 더 미는 당 아니길”
안철수는 “내용도 같이 바꿔야”

 손 위원장은 지난 7일부터 새 당명에 대한 공모를 받아 후보작을 3200여 개→122개→28개→5개로 좁혀 나갔다.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소나무당 등을 제치고 5단계에 걸친 심사에서 3200대 1의 경쟁을 뚫고 끝까지 살아남은 셈이다. 안규백 당 전략홍보본부장은 “(김민석 전 의원이 주도하는) 원외 민주당 때문에 ‘민주당’이란 당명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을 약칭하면 ‘더민주당’으로 줄여 부를 수 있다는 점이 최종 결정 단계에서 유력하게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약칭으로 유력하게 검토 중인 ‘더민주당’에서 ‘더’는 영어로 ‘more(더 큰, 많이) 또는 the’를 뜻한다고 당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영문 당명은 미정이지만 ‘더불어’는 발음대로 ‘Thebureo’로 하거나 뜻을 살려 ‘With’로 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최고위·당무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고르자 박성수 법률위원장은 오전에 곧바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가서 등록을 마쳤다. 선관위가 등록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란 이름은 이날 자로 소멸됐다. 지난 3월 김한길 대표의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가 합당해 태어난 지 1년9개월 만에 안 의원의 흔적(새정치)이 당명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당명 제안자 2명 중 한 명인 출판기획자 안중찬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존과 연대를 강조했던 신영복(성공회대 석좌교수) 선생의 『더불어 숲』 정신을 본받자는 취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the 민주당’ 2가지를 제안했다”며 “공모 당시엔 안 의원이 탈당하지 말고 더불어 같이 가 달라는 의미도 담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낸 출품자 2명은 상금 200만원과 온누리상품권 100만원 등을 각각 받는다. 손 위원장은 당명 확정 후 기자간담회에서 “새 당명은 쉽게 입에 올릴 수 있다”며 “‘더불어’란 말이 민주당 앞에 있어 국민·민주주의·민생과 여러 가지로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새 당명에 대해 “좋던데요”라며 “‘더불어’의 뜻도 좋고 약칭으로 ‘더민주당’도 좋다”고 만족해했다.

 안 의원은 당명 개정 소식을 듣고 “이름을 바꾸신다면 내용도 같이 바꾸시기를 간절하게 부탁드린다”며 “포장지만 바꾼다면 사람들이 내용물이 바뀌었다고 믿겠느냐”고 했다. 원외 민주당은 “‘더민주당’이 약칭이라고 해도 유사 당명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정당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새누리당 김용남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더민당’이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더 미는 당’이 아니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글=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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