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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면 불렀던 노래들, 앨범으로 첫 제작”

중앙일보 2015.12.29 01:02 종합 27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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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화 총감독은 “5월의 역사를 담은 노래를 방치하는 것은 민주화를 열망한 우리의 삶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국가기념일인 5·18 민주화운동이 35주년을 맞는 동안에 이렇다할 기념앨범 한 장이 없었습니다. 5월의 역사를 담은 음반 제작을 더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각오로 지난해 말부터 1년을 노래 복원과 제작에 매달렸습니다.”

5·18 기념음반 만든 박종화 총감독
‘그날이 오면’ ‘친구2’ 등 14곡 담아

 28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오월음원 발표회’에서 ‘5·18 민중항쟁 정신계승 기념음반1-오월’을 처음 공개한 박종화(52) 총감독이 밝힌 소감이다. 그는 “5·18 이후 현재까지 5월이면 민중들이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들을 발굴·재해석한 첫 앨범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5·18기념재단이 광주광역시의 예산지원을 받아 추진한 사업이다. 52분 29초 분량의 음반에는 모두 14곡이 담겼다. ‘그날이 오면’ ‘오월의 노래2’ ‘들불’ ‘동지’ 등 널리 알려진 민중가요와 함께 대표적인 5월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과 ‘친구2’ ‘투쟁의 한 길로’ ‘꽃아 꽃아’ ‘오월의 노래1’ 등이 수록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작곡가인 김종률(57)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이 직접 불렀다. 노래를 만들 당시의 시대상과 작가의 감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만든 지 30여 년이 된 음악들을 다시 정리하는 데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민중가요의 성격이 짙던 원곡이 여러 형태로 변형되거나 아예 원본 자체가 없어진 곡도 수두룩했다. 박씨는 지난 7월 음악감독과 함께 70년대 생산된 아날로그 재생장치를 손 본 끝에 ‘친구2’란 노래를 만든 고(故)범능 스님(정세현)의 목소리가 담긴 원본을 어렵게 찾아냈다. 부품조차 없는 단종된 기계를 분해·조립하기를 수차례 반복한 끝에 얻은 성과였다.

 광주 출신인 박씨는 고교 시절인 80년에 5·18을 겪었다. 전남대에 진학해 학생운동에 투신한 후 민중가요 작곡과 시인, 서예가 등으로 활동했다. ‘파랑새’와 ‘지리산’, ‘영혼의 노래’ 등을 작곡했다. 박씨는 “5월과 관련된 노래가 가진 기록성과 음악성을 함께 추구한 음반을 통해 더 많은 젊은이들이 5·18 민주정신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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