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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피부, 화장발 아니에요 … 집에서 미용기기로 가꾸죠

중앙일보 2015.12.29 00:03 라이프트렌드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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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티 디바이스’ 인기

자기 피부·모발에 맞는 편리한 미용기기 구입해 관리하는 ‘셀프 뷰티족’

‘뷰티 디바이스’ 인기 화려한 색상의 립스틱과 피부색을 하얗게 만드는 파우더가 있던 화장대에 새로운 기기가 등장했다. 바로 전기로 충전하고 스위치를 눌러 작동시키는 피부미용기기인 ‘뷰티 디바이스(Beauty Device)’다. 눈을 희번덕 뜨고 화장을 해야만 예뻐진다고 생각했던 종전과 달리 소비자가 직접 가정용 피부 미용기기를 구입하고 집에서 작동하며 보다 적극적인 피부 관리를 시작하고 있다. 기기를 활용해 피부 근육을 운동시키고 각질을 제거하며 피부 본연의 아름다움을 찾는다. 새로운 뷰티 트렌드로 꼽히는 뷰티 디바이스의 인기 요인부터 최신 흐름까지 알아봤다.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박건상(프로젝트 100), 모델=민서희


#1 직장인 김연경(28·여·서울 시흥동)씨는 2년 전 겨드랑이 제모 시술을 받았다. 그 후 제모 시술을 두 차례 더 받고 꾸준히 관리해야 했지만 바쁜 일정이 겹쳐 전부 시술을 받진 못했다. 이 때문인지 2년 후가 지난 지금 다시 거뭇거뭇하게 털이 났다. 김씨는 이번에는 피부과가 아닌 집에서 손쉽게 제모할 수 있는 가정용 레이저 기기를 구입했다. 김씨는 “피부과에서 시술받을 때처럼 완벽히 털이 안 나는 것은 아니지만 집에서 기기를 사용하면 6개월 동안은 털이 나지 않는다”며 만족해 했다.

#2 직장인 박민준(33·서울 둔촌동)씨는 30세가 지나면서 얼굴 곳곳에 부쩍 생긴 주름이 신경 쓰인다. 이전에는 세수 후 로션만 바르고 말았지만 이제는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과 팩이 있다면 손길이 간다. 최근에는 집에서 각질을 제거하고 피부 탄력을 높일 수 있는 가정용 피부 운동기기를 구입했다. 박씨는 “남자 혼자 피부를 관리하기 위해 피부과를 가기가 부담스러웠는데 집에서 스스로 피부 관리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여성처럼 잡티 없는 깨끗한 피부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기를 통해 혈색이 좋고 건강한 피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집에서 개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피부 관리가 진화하고 있다. 병원을 찾아 고가의 돈을 지급하고 받을 수 있던 피부 관리를 이제는 방 안에서 할 수 있다.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미용기기를 뜻하는 ‘홈 유즈 디바이스(Home-use Device)’가 최근 안전성이 높아지고 쓰임이 다양해지면서 일명 예뻐지는 기기인 ‘뷰티 디바이스’라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2013년 발표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안티에이징’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가전시장에서는 치아 미백기기, 주름 방지 마사지기 같은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믹서와 커피머신과 같은 소형기기 다음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에선 2010년 1200억 엔에서 2013년 1500억 엔으로 고성장 중이다.

 국내에서도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헬스와 뷰티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올리브영 매출 추이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의 뷰티 디바이스 매출이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뷰티 디바이스의 본격적인 국내 등장은 2011년 파운데이션의 흡착력을 돕는 진동 파운데이션으로 시작했다. 지난해엔 화장을 지우는 데 쓰이는 클렌징 기기가 화장품업체·전자기업·생활용품기업 등에서 경쟁적으로 나왔다.


비용 절감, 개성 강조 효과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가정용 뷰티 디바이스는 피부에 사용하는 기기와 모발에 사용하는 기기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피부에 사용하는 기기는 마사지기를 비롯해 클렌징 기기, 각질제거기, 흉터 제거를 돕는 갈바닉 기기 등이 나와 있다. 모발에 사용하는 기기로는 제모기, 스티머 등이 있다.

뷰티 디바이스는 경제수준 향상과 웰빙 트렌드 덕에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집에서 스스로 간편하게 아름다움을 가꾸는 ‘셀프 뷰티족(Self-beauty)’이 늘면서 뷰티 디바이스는 더욱 힘을 얻었다. 셀프 뷰티족은 경제적 비용이 많이 드는 미장원이나 피부관리실에 가기보다 기기를 구입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하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꾸준히 자신을 가꾸길 원한다.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서도 뷰티 디바이스를 사용한다. 다른 사람과 똑같이 누워 관리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피부와 모발에 맞는 기기를 선택하고 스스로 관리하며 고유의 아름다움을 꾸미려 한다.

 하지만 뷰티 디바이스는 전문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와는 다르다. 의료기기지만 일반인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기기로, 대부분 전문 의료기기만큼 출력이 강하지 않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기기가 즉각적인 효과를 내지 않는다. 이 때문에 빠른 효과를 원하는 사람보다는 피부나 모발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길 원하는 사람에게 인기가 좋다.

 이지함피부과 유서례 피부과전문의는 “피부관리는 꾸준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뷰티 디바이스는 현대인들이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지속적인 셀프 관리를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향후 광범위한 영역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기기의 기능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에는 모발을 관리하는 가정용 제모기가 나왔다. 필립스는 피부 톤에 맞춘 5단계 출력 기능이 있는 제모기인 ‘루메아 에센셜’을 선보였다. 제모 전문 레이저인 다이오드 레이저를 가정용으로 만든 ‘트리아 플러스 4X’도 나왔다.

 주름과 탄력을 개선하는 기기도 잇따라 출시됐다. 프롬에스티는 진공을 이용해 피부 이완·수축 운동을 시키는 ‘프롬에스티’를 내놨다. 필립스는 미세한 10만 개 입자로 구성된 각질 제거 기능이 있는 ‘비자케어’를 새롭게 출시했다.

가정용 제품 잇따라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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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기능이 집중돼 있는 기기가 있는 반면 하나의 기기에 부분 제품을 교체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멀티 디바이스도 등장했다. 피부가 맞닿는 제품의 부분을 분리할 수 있게 디자인해 클렌징 기능, 마사지 기능, 각질 제거 효과 기능 등을 모두 하나의 기기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같은 멀티 디바이스로는 메이크온의 ‘클렌징 인핸서’, LG생활건강의 ‘튠에이지 듀얼 스핀 스파’, 필립스의 ‘비자퓨어 어드밴스드’, 클라라소닉의 ‘스마트 프로파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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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클렌징 기기의 보디 브러시를 이용해 다리의 각질을 제거하고 있다(왼쪽 사진). 가정용 제모기를 사용해 팔뚝에 난 털을 직접 관리하고 있는 모습.

 아모레퍼시픽의 전소영 BM은 “최근 뷰티 디바이스는 한 기기에 다양한 기능이 있기 때문에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이 부족한 현대 여성들이 집에서 이 같은 멀티 디바이스를 통해 클렌징부터 피부 마사지까지 전체적인 관리를 편리하고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능이 확대된 뷰티 디바이스는 여성뿐이 아닌 피부 관리에 관심 있는 남성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의 브랜드 모델에 여성이 주를 이뤘던 종전과 달리 젊은 20~30대 남성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에도 뷰티 디바이스는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의료상 치료가 필요할 경우 피부과전문의를 찾지 않고 뷰티 디바이스만 이용하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고 쉽게 치료할 수 있던 증상도 오히려 악화시켜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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