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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은빛 낭만 쌓인 설산, 가볍게 오를 길 있다

[커버스토리] 은빛 낭만 쌓인 설산, 가볍게 오를 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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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 숲의 은빛 장관


겨울 산에는 여름 산에 없는 ‘극한의 낭만’이 있다. 소복하게 쌓인 눈을 밟으며 산길을 오르고, 눈꽃 만발한 나무를 헤치며 정상에 오르면 순백의 세상과 마주할 수 있다. 눈을 밟고 서서 사방을 둘러본다. 하늘도, 땅도, 나무도, 내뱉는 숨까지도 온통 하얗다. 하얗게 점령당한 산 능선은 그저 먹으로 그린 수묵화 같다.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 눈밭에 누워 하염없이 뒹굴고만 싶어진다.

겨울 산행

 
겨울의 한복판이다. 겨울 산에도 유통기한이란 게 있다면, 겨울 산은 1월이 제철이다. 절정의 추위로 겨울 산은 시간이 정지된 듯 하얗게 얼어붙는다. 사람이 만든 스키장이나 썰매장이 아니라, 자연이 만든 눈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설산에 오르는 재미는 각양각색이다. 어느 산을 오르느냐에 따라 보는 풍경이 다르고, 등산의 즐거움도 제각각이다. 같은 산도 어떤 코스를 택하느냐에 따라 난이도가 서로 다르다.
 
지난해 Jtravel은 겨울 여행지로 강원도 철원의 한탄강과 평창 선자령, 경북 울릉도를 소개했다. 얼어붙은 강 위를 걷고 허리까지 차오르는 눈을 헤치고 다니는 극한의 겨울 여행지였다.

올해 겨울은 덕유산·한라산·태백산 그리고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 숲으로 초대한다. 난이도는 낮추고 낭만은 키웠다. 덕유산과 태백산은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산이다. 덕유산은 곤돌라를 타면 산 정상 턱밑까지 오를 수 있다. 태백산은 대표적인 눈꽃 트레킹 명소다. 덕유산과 태백산 모두에서 신비로운 눈꽃을 마주할 수 있다.

한라산은 영실 코스와 돈내코 코스를 택했다. 산꼭대기의 백록담을 볼 수는 없지만, 드넓은 설원 선작지왓과 기암 수두룩한 영실을 누빌 수 있다. 강원도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겨울 숲의 포근한 정서를 모두 가진 곳이다. 키 높은 자작나무도 눈 내린 산길도 모두 하얀빛이어서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올겨울 추위는 예전만 못하단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월 온도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좀 더 높을 예정이다. 도심은 추위도, 겨울의 색도 모자라다. 제대로 은빛 낭만에 빠지려면 눈 머금은 겨울 산과 숲으로 들어야 한다. 당장 겨울 장비를 챙겨 떠나자, 겨울 산의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맘때 산과 숲의 품에 안기면 눈부신 겨울과 만날 수 있다.
몸은 힘들어도, 감동의 크기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곤돌라 타고 설산의 중심으로
덕유산 겨울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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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향적봉~설천봉 구간은 겨울마다 눈꽃이 만발한다.

덕유산(1614m)은 한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이다. 한라산(1950m)·지리산(1915m)·설악산(1708m)의 뒤를 잇는다. 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 있으며, 산을 둘러싼 229.43㎢의 면적이 덕유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높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림 같은 풍경까지 품고 있어 등산객이 많이 몰린다. 연간 방문객은 170만 명에 달한다.
 
덕유산은 눈 덮인 겨울에도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높지만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퍽 어렵지는 않다. 무주리조트에 놓인 곤돌라 덕분이다. 무주리조트 설천 베이스에서 곤돌라를 타면 설천봉(1520m)까지 5분 만에 오를 수 있다. 설천봉에서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까지는 불과 600m 거리다. 곧장 오르면 15분이 걸리고, 나무에 핀 눈꽃 따위를 구경하며 한눈팔아도 30분 안에 정상을 밟을 수 있다.
 
하나 아무리 코스가 짧아도 겨울 산을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은 워낙 오가는 사람이 많아 눈길이 반질반질해지기 일쑤다. 하여 미끄럼 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600m 거리여도 등산화가 필수다. 아이젠 착용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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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덕유산을 오르는 산행객들.

겨울 덕유산에 드는 이들은 모두 상고대를 마음에 품고 산을 오른다. 상고대는 추운 겨울 대기 중 습기가 나뭇가지에 달라붙어 하얀 눈꽃을 형성하는 현상인데, 덕유산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물론 100% 보장은 어렵다. 향적봉 정상은 늘 세찬 바람이 분다. 초속 10∼15m의 바람이 예사다. 거센 바람에 나뭇가지에 달린 눈꽃이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리기도 한다. 만약 정상에서 아름다운 눈꽃을 보았다면, 꼭 기념사진을 담아 와야 한다. 눈 꽃만큼이나 주변 풍경도 아름답다. 향적봉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남동쪽으로 지리산의 주 능선 그러니까,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약 30㎞ 능선이 훤히 드러난다.
 

향적봉에 올랐다면 중봉까지는 꼭 가 봐야 한다. 정상에서 중봉까지는 불과 1㎞ 거리에 불과하다. 중봉에 서면 동업령을 거쳐 남덕유로 뻗어 나가는 장쾌한 덕유산 능선을 볼 수 있다.

대부분 향적봉에서 발을 돌려 곤돌라를 타고 다시 내려오지만, 원한다면 덕유산 종주도 가능하다. 향적봉~삿갓재대피소~영각탐방지원센터에 이르는 약 18㎞ 트레킹 코스가 있다. 정상에서부터 약 11시간 걸린다. 당일치기로는 버겁고, 적어도 1박 2일 일정은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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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중봉을 지나며 눈 덮인 덕유산 산봉우리들을 볼 수 있다.

 
가장 보편적인 코스는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서 내려 향적봉을 오른 뒤, 백련사를 지나 구천동 방향으로 하산하는 것이다. 향적봉에서 구천동까지는 8.5㎞ 거리다. 향적봉에서 백련사까지는 가파른 나무 계단 길이 줄 곧 이어져 위험하고, 백련사에서 구천동까지는 완만한 경사여서 부담 없이 내려올 수 있다.
 
곤돌라는 오전 9시부터 운행한다. 즉 덕유산 정상 향적봉에서 일출을 맞이하려면 새벽 산행을 감수해야 한다. 무주리조트를 베이스캠프 삼아 눈꽃 산행도 즐기고 스키를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해발 1520m의 설천봉에서 슬로프가 시작되기 때문에 덕유산의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눈 덮인 윗세오름 설원을 누비다
한라산 눈꽃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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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세오름과 백록담 화구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영실 코스.


겨울 한라산 트레킹은 산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꿈꾸는 로망이다. 산과 오름, 눈과 겨울나무가 만들어 내는 한라산의 풍경은 겨울에 더 극적으로 아름답다. 한라산 등반은 어느 코스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광을 만날 수 있다.
 
한라산 등산로는 모두 5개인데, 그 가운데 산꼭대기 백록담을 볼 수 있는 등산로는 2개다. 등산객 대부분 성판악 코스(9.6㎞)로 오른 뒤 관음사 코스(8.7㎞)로 내려오는 것을 택한다. 성판악에서 진달래밭대피소까지 약 3시간, 진달래밭대피소에서 백록담까지 1시간30분, 백록담에서 관음사까지 3시간30분이 걸린다. 관음사 코스는 한라산 등산로 중 난이도가 최고로 꼽힌다. 경사가 가파르고 길이 험해, 등산과 하산 모두 만만치 않다. 해외 원정 산행을 준비하는 산악인도 이곳에서 훈련하는 경우가 많다. 백록담을 보고 내려오려면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 하루 만에 약 20㎞를 걸어야 한다. 한라산은 관음사 쪽 입구를 제외하고 야영이 금지돼 있어서다. 진달래밭대피소에서 백록담으로 들어가는 길은 악천후로 자주 폐쇄되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고 산에 올라야 한다.
 
산행의 목적이 정상 등정에 있지 않다면, 돈내코 코스로 올라 영실  코스로 내려오는 방법을 추천한다. 돈내코 코스는 1994년부터 15년 동안 길을 막았다가 2009년 12월에 개방했다. 전체 7㎞인데, 등산로 입구부터 윗세 오름까지 4.7㎞에 이르는 어리목 코스는 길도 어렵지 않고, 주변 풍경도 아름다워 등산객에게 인기가 많다. 어리목계곡에서 사제비동산에 이르는 2.4㎞ 구간은 그나마 가파른 편이지만, 만세동산 다음부터는 완만한 산길이 이어진다. 윗세오름에서 영실 휴게소로 내려오는 길은 3.7㎞로 비교적 짧은 편이어서 하산 코스로 삼기 제격이다. 돈내코는 예부터 멧돼지가 와서 물을 마셨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돈내코를 출발해, 탐방 안내소에서 평궤 대피소까지 5.3㎞ 구간은 다소 지루한 길이 이어진다. 완만한 길을 걷다 보면 금강송과 조릿대, 굴거리 나무가 빽빽한 숲이 나온다. 숲에서는 겨울에도 노루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구상나무 군락지를 벗어나면 웅장한 백록담 화구벽이 보인다. 그리고 태피소를 지나면 거짓말처럼 너른 평원이 펼쳐진다. 바로 선작지왓이다. 겨울의 선작지왓은 한마디로 눈 동산이다.  등산로의 경계는 쌓인 눈으로 사라지기 일쑤여서, 얼핏 눈썰매장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실제로 등산로를 벗어나 눈썰매를 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해발 1400m 부근에는 완만한 능선 길로 구상나무가 수두룩하다. 구상나무는 어른 키 높이의 푸른 소나무과 나무인데,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흰옷 뒤집어쓴 눈사람처럼 변신한다. 영실 코스 하산길에는 진달래와 철쭉나무가 지천이다. 하산길에서 오백나한이라는 부르는 기암괴석도 볼 수 있다. 능선에 삐죽삐죽 솟은 바위가 줄지어 있다. 그 뒤로 제주의 남서쪽 바다까지 볼 수 있다.
 
한라산 겨울 산행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방한복·스패츠·아이젠을 챙기고, 물과 간식도 충분히 가져가야 한다. 윗세오름대피소에서 컵라면과 커피·과자 등을 판다.


키다리 나무숲에 안기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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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자작나무.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에는 수만 그루의 자작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겨울이면 순백의 세상으로 변신하는 장소로, 북유럽 영화나 동화 속 한 장면을 떠오르게 만드는 이국적인 숲이다. 하얀 자작나무가 흰 눈과 어우러져 온통 투명한 세상을 만든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자작나무 명품 숲’이라고도 부르고,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이라고도 부른다. 25㏊(약 7만5000여 평) 면적의 자작나무 군락지가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이고, 안내소부터 자작나무 숲과 탐방로를 포함한 135㏊(약 40만 평) 일대가 ‘자작나무 명품 숲’이다. 어찌 됐든 국내 자작나무 군락지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 원대리다. 산림청이 1990년대 초반 자작나무 4만 그루를 이곳 원대리에 심어 숲을 일궜다.
 
겨울 원대리 자작나무 숲의 명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인제국유림관리소에 따르면 2011년 7850명에 불과했던 원대리 자작나무 숲 탐방객은 2014년 약 11 만5000명으로 14배나 늘었다. 올해도 10월까지 16만4200여 명이 숲을 찾았다. 겨울에도 주말 평균 1000명씩 몰려드는 일이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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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

 
자작나무 숲으로 드는 출발점은 안내소 앞 주차장이다. 여기서 산길로 발을 옮긴다. 3.2㎞ 길이의 임도인데, 경사가 완만해 눈길이어도 걷는 것이 어렵지 않다. 등산화와 스틱이 필수지만, 어르신이나 아이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1시간쯤 산길을 오르면 비로소 자작나무 군락지가 나타난다. 자작나무 숲에 들면 모두 4개 코스의 탐방로가 나온다. 넉넉잡아 4시간이면 다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코스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 900m 길이의 1코스와 1.5㎞ 길이의 2코스에 비교적 자작나무가 더 몰려 있긴 하다.
 
보통의 겨울 산행은 극한의 추위와 맞서려는 ‘극기’ 여행의 측면이 크다. 하나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다르다. 숲에 들면 수풀이 무성한 여름 숲에 안긴 것처럼 포근한 기분이 든다. 절로 숨이 터지고, 가슴이 상쾌해진다. 눈 쌓인 겨울날의 자작나무 숲에 들면, 완전히 다른 세상에 든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방이 흰 눈이고, 하얀 자작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시야는 온통 하얘진다.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다.
 
겨울 자작나무는 나무 한 그루로도 충분한 감동을 준다. 눈을 헤치고 하늘로 곧게 뻗은 자작나무의 훤칠한 자태는 힘차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자작나무는 북위 45도 위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다. 원대리 자작나무도 저마다 키가 20m에 육박한다. 자작나무 숲에서 북유럽의 이국적인 풍경이 자동 연상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자작나무 숲에서는 카메라가 필수다. 눈 쌓인 땅과 하얀 자작나무 숲이 함께 나오도록 찍어도 좋고, 시원하게 우뚝 솟은 한 그루 나무를 담아도 좋고, 눈밭에 서서 자작나무를 올려다보며 푸른 하늘을 촬영해도 좋다. 어느 앵글에 시선을 맞춰도 인제 자작나무 숲에서는 그림이 완성된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보통 2월부터 5월까지 산불 방지를 위해 입산이 통제된다. 겨울 자작나무 숲을 즐기려면 지금 당장 떠나야 한다.


눈꽃 만발한 주목이 곳곳에
태백산 눈꽃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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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천제단에 오르는 등산객들.


사계절 아름다운 태백산(1567m)이지만 그 진면목을 보려면 겨울에 올라야 한다. 이맘때 태백산은 그야말로 설국이 된다. 지난가을 단풍이 죄 깔렸던 산이 이제 흰 눈 세상으로 바뀌어 있다.
 
태백산은 높긴 해도 경사가 완만해 눈꽃 산행을 즐기기에 부담이 덜한 곳이다. 등산로는 크게 세 가지다. 유일사 입구 매표소에서 시작해 주목 군락지~장군봉~천제단으로 이어진 코스가 가장 유명하다. 왕복 8㎞로 등산 시간은 약 4시간이 걸린다. 유일사 입구에서 시작해 1시 간3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주목 군락지에 다다른다.
 
당골 코스는 자가용을 몰고 온 개별 여행객이 많이 걷는 길이다. 당골 매표소~반재~망경사~천제단을 지나 장군봉에 오른다. 왕복 5시간 거리다. 사길령 코스는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등산객이 주로 찾는다. 길이는 8.1㎞로 4시간30분이 걸린다. 화방재~사길령 매표소~유일사~주목 군락지~장군봉~천제단~망경사~당골로 이어진다.
 
겨울 태백산이 자랑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주목과 눈꽃이다. 눈꽃 만발한 주목의 모습은 태백산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주목은 이 땅의 누구보다 긴 세월을 사는 나무다. 주목의 평균 수령은 500년을 넘어선다. 소나무·거북이 따위를 십장생(十長生)이라 하지만 주목보다 오래 살지는 못한다.
 
주목은 전국 각지에 있다. 강원도 정선 두위봉에 수령 1400년이 넘는 주목이 살아 있고, 소백산 자락에 주목 4000주가 모여 사는 군락지도 있다. 태백산에는 3928그루의 주목이 산다. 고사목, 즉 죽어서도 서 있는 주목을 포함하면 4000주가 거뜬히 넘는다.
 
어느 등산로를 선택하든 해발 1000m 지대까지 올라야 주목을 만날 수 있다. 주목이 가장 많은 지역은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 근처다. 대부분이 고사목이다. 장군봉∼천제단∼문수봉(1517m)으로 이어지는 3㎞ 길이의 능선 응달 곳곳에도 주목 군락지가 있다. 이 군락지의 주목은 살아 있다.
 
태백산 주목은 모양이 제각각이다. 전나무처럼 꼿꼿한 나무도 있고, 축 늘어진 나무도 있다. 납작 엎드린 나무도 있고, 바람에 휘둘려 한쪽 방향으로 크게 기울어진 나무도 있다. 어느 것은 광장에 우두커니 놓인 동상처럼 웅장하고, 어떤 것은 탈춤을 추는 듯 역동적인 형상이다. 하나같이 아름답고, 신비롭다. 태백산 주목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일출 직후다. 아침 해가 온 사방을 붉게 물들일 때, 태백산 능선의 주목은 경이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겨울에는 사시사철 푸른 주목도 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더욱 멋을 부린다. 장군봉 정상에서 일출을 보려면 이른 새벽 산에 들어야 한다.
 
태백산 자락에서 자연 설경을 즐기고 내려올 때는 당골로 하산하는 것이 이롭다. 거대한 눈 조각과 눈 슬라이드, 썰매장이 있는 태백산눈축제의 주 무대가 바로 당골 광장이다. 올해 태백산눈축제는 1월 22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눈 미끄럼틀, 스노 래프팅, 닥터 피시 족욕탕, 눈썰매, 개 썰매 등 각종 체험 거리도 있어 가족 여행지로도 훌륭하다.
 
태백산은 눈이 많이 쌓이는 산이다. 등산로 초입부터 눈길이고, 얼음길이어서 아이젠이 필수다. 장군봉 인근은 사방이 트여 있어 바람이 거세다. 사진을 찍기 어려울 만큼 바람이 많이 부니, 단단히 옷을 챙겨 입어야 한다.


글=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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