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대엘리베이터·쉰들러 분쟁 개입을”…스위스 대사, 안종범 수석 만나 요구

중앙일보 2015.12.28 03:00 종합 1면 지면보기
자구안을 마련 중인 현대상선의 회생에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스위스 정부가 청와대와 정부에 현대엘리베이터와 이 회사 2대 주주인 스위스 쉰들러(쉰들러홀딩AG) 간 분쟁에 개입해 달라고 공식 요구하면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계열사인 현대상선을 부당하게 지원해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인 쉰들러사가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가 이를 조정해 달라는 것이다.

“현대상선 지원해 주주 손해”
현대 “쉰들러가 M&A 노려”

 27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요르그 알로이스 레딩 주한 스위스 대사는 최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을 만나 “현대엘리베이터와 쉰들러 간 분쟁에 개입해 달라”고 요구했다. 레딩 대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에도 서신 또는 구두로 같은 의견을 전했다.

 레딩 대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자금 대여·보증을 통해 현대상선을 지원하는 바람에 쉰들러사가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현대엘리베이터가 계열사와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이를 방치했다가는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잃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지분 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쉰들러는 스위스의 세계적 엘리베이터 업체로 2006년 현대엘리베이터에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그러나 2011년 현대엘리베이터가 자금난에 빠진 현대상선을 지원하고 나서면서 현대그룹 측과 갈등을 빚어 왔다.

 현대그룹을 비롯한 재계에선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를 적대적으로 인수합병(M&A)하기 위해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대상선은 5년 연속 적자를 보는 등 자금난이 심각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지원이 끊기면 독자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 부처에서 양측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