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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조직축소·노선정리 … 아시아나 살뺀다

중앙일보 2015.12.28 00:59 경제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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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메인타워. [중앙포토]


아시아나항공이 전방위 구조조정에 나선다. 인력과 사업을 줄이고 조직도 축소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팀장급 이상 간부 1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정상화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27일 밝혔다.

메르스 등으로 이익 36.8% 감소
금호산업 인수 대금 납입 앞두고
박삼구 회장 구조조정 카드 선택


 아시아나항공은 희망퇴직과 안식휴직제 시행 등을 통해 인력을 줄일 계획이다. 또 공항 및 여객 지점장이 각각 따로 있는 36개 지점을 통폐합해 지점장 자리도 줄일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유행 당시, 그리고 고유가 등으로 실적이 나빠진 2008년과 2013년에도 희망휴직을 시행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또 일부 서비스 업무 등을 외부에 위탁 운영하는 방식으로 조직도 축소할 계획이다. 예약·발권부서와 국내 공항서비스를 아웃소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수익성이 낮은 항공 노선도 과감하게 정리한다. 탑승률이 저조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인도네시아 발리, 미얀마 양곤노선 운항을 내년 봄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임원의 임금 삭감과 업무용 차량 반납 등을 통한 비용 절감도 함께 추진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 9월 과·차장급으로 구성된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TF)에서 마련한 자구노력 방안들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비상경영 방안은 30일 발표할 예정이지만 검토된 방안 대부분이 실제 시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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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312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4억원에 비해 36.8% 감소했다. 3분기 매출액도 1조33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4524억원보다 8.2% 줄었다.

 중국과 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에 특화한 아시아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사태로 대한항공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단거리 노선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진에어 같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도전도 거세다. 내부적으로는 조종사 노조의 시위까지 겹쳐 어려움이 커졌다.

 박삼구(70) 금호아시아나회장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강도높은 구조조정 카드를 꺼낸 건 29일로 다가온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원 납입을 앞두고서다. 박 회장은 2009년 말 금호산업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 후 금호산업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고리다.

 박 회장이 뚝심으로 밀어붙인 끝에 금호산업을 되찾는 데엔 성공했지만 인수대금 중 5700억여 원은 대기업과 금융권 등으로부터 조달한 돈이다.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박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허리띠부터 졸라매는 길을 택했다. 이번 구조조정안도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박 회장은 ‘체질 개선’을 강조하며 거의 매일 임원진을 소집, 내년도 경영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경영권을 정식으로 환수하는 것을 기점으로 ‘제2의 창업’을 선언할 예정이다.

함종선·김기환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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