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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특활비’ 안 깎고 지금도 월 4000만원 ‘펑펑’

중앙선데이 2015.12.27 01:33 459호 5면 지면보기

26일 국회 분수대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뒤로 국회의사당 본청의 모습이 보인다. 여야는 이날 쟁점 법안들에 대한 조율을 시도했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경빈 기자



“저는 저의 소신인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활동비 전액 9000만원을 오늘 오후에 국회사무처에 반납할 것입니다.” 2013년 12월 9일 민간인 사찰 국조특위 심재철 위원장은 특위 활동을 종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특위를) 열고 싶어도 양당 합의가 안 돼 열 수가 없었다?면서다. 심 의원은 그렇게 16개월여간 지급받은 9000만원을 반납했다. 이를 계기로 여야는 앞다퉈 개선책을 내놨다.


‘특권 내려놓기’ 약속 저버린 19대 국회

새누리당 보수혁신위는 ‘무회의 무세비’ 원칙에 따라 예정된 본회의·상임위 회의가 열리지 않거나 국회의원이 구속됐을 경우 수당 지급을 중단하도록 한 법안을 서용교 의원 명의로 발의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운영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문제 터지면 펄쩍 뛰다 나중엔 ‘나몰라’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을 지낸 원혜영 의원도 지난 2월 ‘출석 후 이석(離席·자리를 뜸)’을 규제하고 청가(請暇) 사유와 기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국회의원 수당 관련 법안과 국회의원윤리실천규칙안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 역시 단 한 번도 논의된 적이 없다. 청가는 일종의 유급휴가로 회의에 불참해도 사유서만 내면 의원에게 하루치 특별활동비 3만1360원이 그대로 지급된다.



국회의 약속 위반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문제가 생기면 펄쩍 뛰지만 시간이 흐르면 나 몰라라다.



원내대표에겐 매달 3000만~4000만원이, 상임위원장에겐 1000만원 안팎이 지급되는 국회 특수활동비 개선안이 무산되는 과정도 그랬다. 지난 5월 국회엔 한바탕 난리가 났다. 현금으로 지급받고 증빙 자료를 제출할 필요도 없는 이 쌈짓돈에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 상임위원장 등에 대한 특수활동비 문제는 사용을 전부 카드로 제한하면 된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의 특수활동비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국회 특수활동비를 대폭 삭감하고, 사용 내역을 비공개로 국회에 보고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실화된 것은 내년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국회 특수활동비로 편성된 예산 84억원 중 6% 규모에 불과한 5억원 정도를 증빙이 필요한 특정업무경비로 전환한 것뿐이다.



불체포특권 개선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새누리당의 의원총회에선 보수혁신위가 보고한 ‘불체포특권 폐지’가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혁신위는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 가결 처리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의 개선안도 냈다. 하지만 법 발의 단계에서부터 ‘본회의 보고 72시간 이후 자동 가결’이 아닌 ‘자동 상정’으로 슬쩍 바뀌더니 이조차도 결국 무산됐다.



국회의원들의 음성적 특혜가 넘쳐나는 19대 국회였지만 윤리특위에 상정된 국회의원 징계안 39건 중 처리된 것은 성추행 논란에 휘말렸던 심학봉 전 의원 제명안 1건뿐이었다. 지난해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의 노동착취 문제가 불거져 홍 의원이 사과까지 했지만 국회 차원의 조치는 없었고, 야당 의원들이 낸 징계안은 아직도 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취업청탁 의혹 의원 징계도 용두사미지난 1월 여군 성폭행 사건 때 피해자를 ‘하사 아가씨’라고 부르고, 사건의 원인에 대해 “지휘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나가야 할 외박을 제때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 징계안도 같은 신세다.



회관 사무실에 시집 판매를 위한 카드 결제기를 설치했던 새정치연합 노영민 의원을 비롯해 자녀나 인턴의 취업 청탁 의혹으로 ‘신종 음서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의원들의 징계 문제도 당 차원의 윤리위에서 논의되는 데 그쳤다. 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로 징계안이 국회 윤리특위엔 발의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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