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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체력 약하면 굿샷은 꿈 … 겨울엔 체육관서 몸 만드세요

중앙선데이 2015.12.27 00:42 459호 23면 지면보기
내일은 접대 라운드가 있는 날. 그런데도 나는 지금 술타령을 하고 있다. ‘소주 서너잔 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야. 내가 구력이 얼만데. 술은 술을 부른다. 서너 잔이 열 잔을 넘어가고, 술자리는 결국 2차로 이어진다. 자정을 넘겨 집으로 향한다. 자명종을 3개씩 맞춰놓고 잠시 눈을 붙인다. 그리고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부랴부랴 골프장으로 달려간다. 입에 서는 여전히 술 냄새가 풀풀 난다. 스트레칭을 할 겨를도 없이 티잉 그라운드에 오른다. 그리곤 드라이버를 힘껏 휘두른다.



골퍼라면 누구나 이런 경험 한 두 번 쯤은 있을 것이다. 라운드 전날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신 뒤 필드에 서는 경우다. 꼭 술을 마시지 않는다 해도 전날 밤 자정을 넘기도록 야근을 한 뒤 서너시간 밖에 자지 못하고 필드에 나서는 경우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공이 안 맞을 때 마다 이렇게 읊조린다. “어, 오늘 참 이상하게 안되네.”


[정제원의 골프 장비록] 궁극의 장비 -끝-

골프를 하기 위해선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터 등은 물론이고, 골프장갑과 신발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 많은 장비들보다 가장 중요한 장비는 우리 ‘몸’이다. 샷을 하는 건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장비라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으면 굿샷을 할 수 없다. 그런데도 골퍼들은 술을 많이 마시고도, 자정을 넘겨 야근을 하고도 굿샷을 할 수 있다고 자기 최면을 건다.



주말 골퍼 뿐만 아니라 프로 골퍼들도 마찬가지다. 체력이 약한 골퍼치고 롱런하는 골퍼를 보지 못했다. 올시즌 LPGA투어에서 김세영(22)이 신인왕에 오른 것은 탄탄한 체력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태권도로 다져진 튼튼한 하체가 없었다면 그가 시즌 막판까지 좋은 샷을 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반면 샷 감각이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는 김효주(20)는 시즌 막바지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애를 먹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남자투어에서 활약했던 강욱순(49)은 겨울철만 되면 거의 매일 설악산에 오르며 하체를 다졌다. 요즘 프로골퍼들은 아예 전문 트레이너를 고용해서 시즌 내내 체계적인 훈련을 한다. 내년 봄, 당장 스코어를 줄이고 싶다면 지금 ‘연습장’으로 달려갈 게 아니라 ‘체육관’에 가는 게 맞을 지도 모른다. 골프는 유연성과 함께 근력이 중요하다. 하체가 흔들리는 건 컴퍼스의 중심이 흔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 3월부터 연재해온 '골프 장비록'을 이번 주 41회를 끝으로 마무리한다. 골프 장비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 건 수 년 전부터였다. 스코어가 줄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다 골프 클럽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1년간 골프 스쿨에서 수학하고, 15년 넘게 골프 담당 기자로 일했으면서도 골프 장비에 대한 지식의 깊이는 일천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도 골프 클럽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용기를 낸 건 많은 전문가들의 도움 덕분이다. 연재 도중 ‘내용이 너무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독자분도 있었다. 몰랐던 내용을 처음으로 알았다며 격려해주신 골프 팬도 적지 않았다. 도움을 주신 많은 전문가들, 지금 이 시간에도 장비와 씨름하고 있는 진지한 열혈 골퍼들께 경의를 표한다.



 



도움말 주신분 핑골프 우원희 부장, 강상범 팀장,?MFS골프 전재홍 대표, 던롭코리아 김세훈 팀장,?캘러웨이골프 김흥식 이사, 김지연 팀장, 아쿠시네트 김태훈 차장, 김현준 팀장, 볼빅 홍유석 이사, 김주택 부장, 박승근 차장



 



정제원 중앙일보 스포츠부장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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