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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국가정원이 보여준 지방자치의 가능성…지방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 선도

중앙일보 2015.12.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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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정원

순천만정원이 11월까지 누적 관람객 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이 순천만 국가정원을 방문한 셈이다. 입장료를 내고 상업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국내 단일 관광지로는 용인 에버랜드 다음으로 많이 찾았다.지난 9월 순천만정원이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는데 그 이름 값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 10명 중 1명은 국가정원 방문
정원산업은 창조경제의 모범 사례
20년 지방자치 뿌리내렸기에 가능

필자는 지난 11월 일본 도쿄에서 일본 생태계협회 주관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순천만 국가정원 사례를 발표할 기회를 가졌다.그날 강연에서 순천만의 효율적 보전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순천만 국가정원의 탄생과정과 의미를 설명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일본 지방창생 대신(장관)은 한국의 순천만 국가정원 사례야 말로 일본이 배워야 할 벤치마킹 사례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제 중요한 것은 순천만 정원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국가 정원이 된 만큼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원 문화나 정원 산업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이를 통해 힐링과 건강 그리고 보다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정원문화니 정원산업이라 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하지만 앞으로 ‘블루오션’이 될 게 분명하다.

정원은 그 자체로서 힐링과 건강의 새로운 영역이다.교육, 먹거리(텃밭), 예술(정원음악회, 설치미술), 산업 등의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함으로써 지역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모델이 된다.국민들의 여가생활이나 삶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한마디로 요즘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과제는 500만 방문객의 구매력(buying power)을 순천시 경제와 어떻게 연계시키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순천시는 생태도시를 표방하면서 내세울 만한 산업단지나 공장하나 없어 28만명의 경제규모로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순천시민들의 노력과 인내로 방문객 500만 명이라는 업적을 이루어냈지만 이들의 구매력을 지역상권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다른 차원의 전략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무엇보다 순천시만의 전통과 고유한 색깔을 계승하면서 국제적인 생태도시에 걸맞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다양한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전략을 짜야 한다.글로벌 생태도시로 거듭 나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국가정원 도시로서 순천시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자연생태를 보존하는데 중심역할을 해야 한다. 경남 창원에 설치되어 있는 ‘람사르 동아시아 지역센터’가 2016년부터 순천만국가정원 국제습지센터 건물로 옮기게 된다. 센터가 순천에서 운영되면 관련 지역총회가 열리고 그에 따른 선진 습지관련 프로그램과 사업 그리고 순천만 등 습지의 전문적·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것이다. 특히, 생태를 통한 국제간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순천시를 명실상부한 세계적 생태도시로서 위상과 역할을 보여주는 것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그렇다면 오늘의 순천만 국가정원을 있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물론 28만 순천시민의 노력이 제일 클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20년 전 지방자치가 시작되된 이후 자치역량이 축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순천만 국가정원의 탄생과 의미를 함께 얘기하고 미래를 논할 수 있다. 주민의 손으로 뽑은 민선시장이 아닌 중앙정부에서 임명된 1년에서 6개월짜리 관선시장이었다면 이같은 혁신이 가능했겠는가.

우리는 순천만 국가정원을 통해 미래 지방자치의 비전과 모습을 볼 수 있다. 첫째, 지방자치는 지역의 고유한 자원을 활용하고 틈새 영역을 개척하여 세계의 유수한 도시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도시를 가능케 한다. 둘째, 도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고용을 창출함으로써 주민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한다. 셋째, 이러한 과정에서 신뢰·화합·믿음·소통 등 지역의 사회적 자본을 형성·구축함으로써 시민의식을 높이고 시민역량을 더욱 공고히 한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다. 이제는 지방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을 선도할 것이다. 지방이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제대로 일 하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실질적 지방자치·지방분권 시대를 활짝 열어나가야 할 것이다.

#순천만 국가정원 #생태도시 #지방자치 #지방 경쟁력 #창조경제

조충훈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순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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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훈 순천시장은 순천만 생태자연공원을 국가공원 1호로 키워냈다.올들어 지난달까지 515만명이나 다녀갔다.최근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두루미)가 관찰될 정도로 순천만의 생태계가 살아났다. 4대 순천시장에 이어 7·8대를 연임한 조 시장은 지난 16일 전국공무원 1140명이 뽑은 '올해의 지방자치 CEO'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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