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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 인상 직후엔 돈 신흥국 유입”

중앙일보 2015.12.26 01:39 종합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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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선 후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국제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의 금리 인상 후 단기적으론 자금이 신흥국으로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려도 한국이 곧바로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가 될 수 있다.

한은, Fed의 과거 5차례 인상 분석
올리기 전 빠진 돈 오르면 들어와
이주열의 ‘한·미 금리 별개’ 뒷받침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과거 Fed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직후 1분기 동안 중국·인도네시아 등 21개 신흥국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0.44% 규모의 자본이 순유입됐다. Fed가 금리를 올린 ▶1983년 1분기 ▶87년 1분기 ▶94년 1분기 ▶99년 2분기 ▶2004년 2분기 전후를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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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인상 직전 분기에는 GDP의 0.89%에 해당하는 자본이 신흥국으로부터 이탈했다. 그러나 막상 미국이 금리를 올려 신흥국과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자 오히려 자본이 유입됐다. 금리 인상의 영향이 시장에 미리 반영된 결과라는 게 한은의 해석이다. 실제 한국도 대외 금리 차가 자본 유·출입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8월~2007년 8월은 미국 금리가 오히려 한국보다 높았다. 이때 외국인 자금은 2006년 11조2300억원, 2007년 24조5220억원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갔다. 그런데 금리가 미국보다 2~3%포인트 높았던 2008년에는 36조1740억원으로 이탈 규모가 더 커졌다. 금리 차가 1.75%포인트로 줄어든 2009년에는 반대로 23조5320억원이 유입됐다.

 금리 격차와 자본 유·출입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분석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 방향은 별개”라고 수차례 강조한 이 총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반면 미 금리 인상의 영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금은 유례없던 ‘제로(0)금리’에서 벗어나는 시기여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실제 이 총재도 지난 23일 송년 간담회를 통해 “ 양적완화와 제로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앞으로 국제자금 흐름이나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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