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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크리스마스 메시지에 보이는 국제 분쟁 지도

중앙일보 2015.12.2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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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성탄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교황은 "평화가 태어나는 곳에 미움과 분쟁의 여지는 없다"면서 각국이 평화를 위해 나서줄 것을 촉구했는데요.

교황이 직접적으로 거론한 지역들을 보면 국제정치와 분쟁 상황이 한 눈에 드러납니다. 언급된 곳들은 전쟁이나 오랜 분쟁, 테러, 빈곤 등으로 고통받아온 곳들입니다.

◇시리아·리비아 등 난민 문제 언급

그는 먼저 시리아·이라크·리비아·예멘·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등 분쟁지역의 평화를 기원했습니다.

시리아 난민 문제는 올해 지면을 가장 많이 장식한 주제 중 하나일 겁니다. 시리아 난민 이슈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준 결정적 계기는 익사한 채로 해변에서 발견돼 난민 위기의 상징이 된 세 살 시리아 꼬마 아일란 쿠르디였습니다. 아일란의 아버지는 올해 성탄을 맞아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국경을 열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유럽행 난민은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넌 이들 가운데 절반은 시리아인들이었고 7%는 이라크인들이었답니다.

리비아 역시 난민들의 유럽행 관문입니다. 올해 리비아 연안에서 난민선이 전복돼 숨지는 뉴스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예멘은 오랜 내전으로 국가가 피폐해져 있습니다. 올해 예멘에선 아홉 살 난 소년 파리드 샤우키가 피투성이가 된 채 치료를 받다가 "저를 땅에 묻지 말아달라"면서 애원하는 장면이 인터넷에 공개돼 전쟁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렸습니다. 샤우키는 '예멘의 쿠르디'에 비견되기도 했습니다.

이들 국가에서 탈출한 사람들은 난민의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에 교황은 "이민자와 난민을 환영하고 이들이 사회에 융합될 수 있게 하자"고 했습니다. 난민과 이민자들을 아기 예수에 빗대기도 했지요. 아기 예수도 당시에는 추위와 가난에 떨고 배척당하는 이민자들과 다름 없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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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학살 벌어진 브룬디

아프리카 국가인 콩고·브룬디·남수단도 교황의 강론에 등장합니다.

콩고와 남수단 난민들은 상당수가 우간다로 갔습니다.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우간다는 난민 50만 명 이상을 수용했습니다. 이들 난민 대부분은 ‘콩고민주공화국’과 ‘남수단’에서 분쟁과 폭력을 피해 온 이들입니다. 올해 우간다를 방문했던 교황은 이 자리에서 우간다가 난민 수용의 모범국가라고 평가했습니다.

브룬디는 대량학살로 인해 유엔안전보장 이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브룬디는 지난 4월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3선 출마선언을 한 이후 소요가 일어났습니다. 결국 논란 끝에 당선이 됐는데 이 과정에서 300명 이상이 피살되었다고 합니다. 살인, 고문이 만연해있다는 게 '브룬디 사태' 목격자들의 증언입니다. 지난 4월 이후 자국을 탈출한 브룬디 난민은 21만5000명에 이릅니다.

◇테러 겪은 프랑스·말리 등

교황은 올해 테러를 겪은 레바논, 프랑스, 말리, 튀니지도 일일이 언급했습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프랑스 파리, 말리의 수도 바마코는 올해 11월 테러를 당했습니다. 튀니지에서는 올해에만 3차례 대형 테러가 발생해 최소 72명이 숨졌습니다.

교황이 언급한 국가 중에는 콜롬비아도 있습니다. 콜롬비아 최대 반군 단체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콜롬비아 정부는 50여년간 분쟁 상태였는데요. 이들은 마침내 오랜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내년 3월 이전까지 평화협상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됐습니다. 평화협상이 성사되기까지 막후의 해결사를 자처한 사람이 바로 교황이라 합니다. 이밖에 교황은 오랜 분쟁관계에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우크라이나에도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신이 계신 곳에 희망이 태어나며 희망이 태어나면 인간은 존엄을 되찾는다"는 교황의 말대로 2016년은 조금씩이라도 인간의 존엄이 되살아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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