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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역공 … 안철수가 공들이는 장하성 영입 추진

중앙일보 2015.12.25 02:25 종합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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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고려대 교수

연쇄탈당 사태를 맞은 새정치민주연합 주류 측에서 탈당의 진원지인 광주에 대해 ‘독한 수’를 검토하고 있다. 창당을 추진하는 안철수 의원 측의 상징적 인물을 영입해오는 ‘정면대결’ 안까지 추진중이다.

새정치련 호남특위 위원장 검토
장 “문 측과 접촉 여부 답할 수 없다”
총선기획단장엔 이철희 거론
광주엔 이용섭·강운태 복당 추진
김동철·박주선 탈당파 견제 카드

 문재인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24일 “당 ‘호남특위’ 위원장에 장하성 교수를 임명하기 위해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장하성(경영학) 교수는 광주 출신이다. 2012년 대선 때는 안철수 캠프의 국민정책본부장을 지냈고,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초대 소장이었다. 지난해 7월 소장직을 사퇴하며 안 의원과는 사실상 결별한 옛 멘토다.

 하지만 안 의원은 다시 장 교수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장 교수는 지난 23일 박영선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안철수든 김철수든 문철수든 세상을 더 낫게 바꾸겠다면 당연히 학자로서 도와야 한다”고 했다. 그런 장 교수에게 문 대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호남특위 위원장은 물론 의원들의 이탈로 구멍이 뚫린 광주 지역구 방어에 나서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문 대표 측은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을 영입해 총선기획단장을 맡기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장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왜 ‘문철수’까지 언급했느냐”고 묻자 “엉망인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이 나의 명제이고 바뀌지 않고는 한국 사회가 망한다는 취지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 측과의 접촉이나 당직을 맡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엔 “답해줄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전략은 ‘장기에서 두 개의 말이 한꺼번에 장을 부르는 상황’을 일컫는 ‘양수겸장(兩手兼將)’전략이다. 이용섭 전 의원과 강운태 전 광주시장 복당(復黨)카드를 써서 탈당자를 압박하고 추가 탈당을 막는 수다.

 두 사람은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당시 당 대표이던 안철수 의원이 윤장현 광주시장을 전략공천하면서 경선 기회를 갖지 못한 데 반발해 탈당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복당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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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왼쪽)이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회의’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면담한 뒤 악수하고 있다. 권 의원은 “야권의 전체적인 상황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뉴시스]


 이 중 이 전 의원의 지역구는 원래 광산을이었다. 광산을은 탈당을 검토 중인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다. 문재인 대표 측은 권 의원이 탈당하려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전 의원의 복당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 전 의원을 복당케 하되 광산갑으로 돌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권 의원을 붙들고, 이 전 의원을 탈당파인 광산갑 김동철 의원 저격수로 쓴다는 두 가지 포석에서다.

 한 주류 측 의원은 24일 “전략적으로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카드”라며 “탈당으로 인한 사고 지역구의 전략공천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정치적 고향인 광산을에서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광주 시민의 뜻”이라고 했다.

 하지만 권 의원은 이날 ‘국민회의’의 천정배 의원을 독대했다. 점점 탈당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강 전 시장에겐 탈당한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과 일합을 겨루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의 지역구는 남구(16·18대)였지만 내년 총선에선 남구 일부와 동구 선거구가 합쳐질 가능성이 있다. 합쳐지는 ‘남-동구’에 강 전 시장을 공천한다는 뜻이다. 강 전 시장은 “시민 의견을 충분히 들을 계획”이라고 했다.

 ◆문재인-박지원-진성준 ‘페이스북 난타전’=문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통합의 이름으로 분열을 말하고 당을 위한다며 당을 흔드는 행동을 즉각 그만둘 것을 요구한다”고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그래도 탈당 기류를 막지 못했다. 전남의 주승용 의원은 이날 “의정보고회를 해보니 탈당 의견이 다수였다. 1월 10일께 의견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을의 김희철 전 의원도 이날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안철수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광주의 장병완·박혜자 의원은 다음주쯤 탈당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김한길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선 지도부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문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페이스북에 “백번 천번 물어도 저의 답은 똑같다. 혁신과 통합이고,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우리가 설령 좀 작아지는 한이 있더라도 더 단단해져야 하고 더 결속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자 호남계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 대표 뜻을 안 따른다고 분열을 부추기는 사람 운운하면 안 된다. ‘작은 당으로라도’ 운운하면 안 된다. 문 대표가 결단하지 않으면 탈당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썼다. 이번엔 문 대표 측 진성준 의원이 박 의원을 겨냥해 “탈당이 구국의 결단이라도 되느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으면서 난타전이 벌어졌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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