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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예린이’ 우려되는 초등생 전국에 106명

중앙일보 2015.12.25 02:17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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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린이 학대’ 고개 숙인 3인 초등생 딸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아버지와 동거녀, 동거녀의 친구(왼쪽부터)가 24일 인천 남동경찰서에서 인천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아버지는 학대 사실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인천구치소에 수감됐다. [인천=뉴시스]


24일 오전 8시30분쯤 인천 남동경찰서. 초등생 딸 예린이(가명·11)를 학대해 경찰에 구속된 아버지 A씨(32)는 수사관들과 함께 유치장 밖으로 나와 검찰로 송치됐다. 함께 구속된 동거녀(35)와 동거녀의 친구(36·여)도 검찰로 넘겨졌다. 남색 후드 점퍼를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A씨는 “친딸을 왜 굶기고 때렸느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다섯 번 반복했다. 카키색 점퍼 차림으로 나온 동거녀는 아예 입을 다물었다. 동거녀의 친구는 “학대를 말릴 생각은 안 했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수년간 학대한 아버지 검찰 송치
“죄송합니다” 말만 다섯 번 되풀이


 인천지검에 송치된 A씨에 대한 친권 상실 청구 절차가 곧 진행될 예정이다. 현행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9조를 보면 검사는 친권자의 학대 사실이 확인되면 의무적으로 법원에 친권 행사의 제한이나 친권 상실을 청구해야 한다.

 안병익 인천지검 1차장은 “피의자가 3명이나 되는 만큼 철저하게 조사하기 위해 구속 기한 연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 등은 인천으로 이사를 온 2013년 7월부터 최근까지 연수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딸 예린이를 감금하고 굶기거나 상습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적용된 죄명은 아동학대법상 상습상해·감금·학대치상과 아동복지법상 교육적 방임 등 네 가지다. 처음엔 “훈육이었다”고 변명하던 이들은 경찰 조사가 끝날 무렵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잘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린이 사건을 계기로 장기간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잠재적 ‘제2의 예린이’를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3개월 이상 정당한 사유 없이 장기결석해 학업유예 처분을 받은 초등학생은 106명이다. 전체 학업 중단 초등학생(1만4886명)의 0.7%다. 장기결석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행방불명이나 가출 등을 포함한다. 예린이도 2012년 당시 재학하던 경기도 부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장기결석으로 인한 학업유예 처분을 받았다.

 강병구 교육부 학생복지정책과장은 “이전부터 학업유예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학생을 고려하면 실제 장기결석하고 있는 학생은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초등학교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1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결석 사유가 불분명한 가정에는 교직원 등을 보내 상황을 파악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날 “아동 방치 사례 파악을 위한 서울 전체 학교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당한 사유 없이 7일 이상 무단결석한 학생과 장기결석으로 학업유예 처분을 받은 학생이 대상이다.

인천=최모란 기자 남윤서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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