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9단 ●·스 웨 9단

김지석의 고민이 깊어질 때 박정환 9단이 저우허시 5단을 꺾고 가장 먼저 8강에 진출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대마사냥의 통쾌한 낙승. 1인자의 안정감을 이야기하며 검토실이 잠시 흥청거린다.
철옥에 갇힌 김지석의 대마는 어떻게 될 건가. 공격을 좋아하는 프로일수록 공격당하는 상황을 꺼리는데 김지석은 이 위기를 어떻게 수습할지. 일단, 2, 4로 선수의 권리를 행사하고 가드를 올리듯 급소를 둔다.
이때 바로 찔러간 5는 검토실의 예상 그대로인데 6으로 몰 때 순순히 따낸 7이 뜻밖이었다. 8의 응수타진에 9로 건너는 자세를 취한 건 백 대마사냥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10의 삶은 그야말로 황송한 은혜(?).
왜 그랬을까. 프로의 기세라면 여기서는 무조건 10의 곳을 찔러야 한다. 아니 실은, 6으로 몰았을 때 9의 곳을 보강하고 잡으러가는 게 바른 판단 아니었을까. 좌변 11은 ‘이겼습니다.’라는 선언 같다. 그렇게 자신 있나?
백 대마를 살려주고도 여유를 부릴 만큼 앞서 있었단 말인가. 우변으로 날아든 13. 여기는 참고도의 활용이 있다.
손종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