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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출마선언문 표절 논란…유승민 연설문과 비교해보니

중앙일보 2015.12.2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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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 (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20대 총선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 등록을 한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출마 선언문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민 전 대변인이 지난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제20대 총선 출마선언문’의 몇몇 대목이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이던 지난 4월 국회에서 행한 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의 연설문과 비슷해서다.

민 전 대변인은 선언문에 “나는 왜 정치를 하려 하는가”라고 썼다. 출마의 명분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지만, 유 의원의 연설문에도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문장이 나온다.

당시 유 의원은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고 말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민 전 대변인의 선언문에도 “제가 꿈꾸는 삶이란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면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고 썼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충분히 표절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면서도 "일부러 했다기 보다는 참모진의 실수로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 전 대변인은 분구 예정인 인천 연수구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지역의 현역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며 유 의원의 측근인 민현주(비례대표) 의원도 분구 지역 출마를 준비중이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신인섭 기자]


<민 전 대변인의 블로그에 실린 출마선언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연수구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는 공식출마선언과 함께 구민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출마의 변을 밝히는 자리지만 어느 곳이 지역구 인지도 모르는 상황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활동을 시작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정말로 죄송한 심정입니다.

정치신인에 대한 진입 장벽을 온몸으로 절감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구민 여러분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공식 예비후보 등록일인 오늘까지도 선거구 획정이 결론이 나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국회의 선거구 획정만을 바라보고 있을 순 없기에
저는 오늘 엄숙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존경하는 연수구민 여러분!
자랑스러운 인천의 아들로 태어나 인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언젠가는 내 고향 인천을 위하여 일해 보겠다는 꿈을 키워왔던
연수구 새누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 민경욱입니다.

저는 오늘 31만 연수구 주민 여러분들과 300만 인천시민
그리고 5000만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앞에서
당당히 20대 총선 출마의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연수구민 여러분!

지난 23년간 공정방송의 언론인으로서, 오직 정론직필의 자세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마음가짐을 통해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 해왔습니다.
그리고 20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국가와 국민, 그리고 국익과 민생을 위하여 고민하며,
청와대 대변인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변인이 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거친 바다를 헤치며 올곧게 성장한 연어가,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 자신의 고향으로 되돌아가듯이,
저 역시 언론인과 청와대 대변인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며
고향 인천으로 돌아온 이후,
이제 남은 일생을 인천 연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자 결심하였습니다.

이러한 회귀적(운명적) 소명 앞에서,
그동안 저는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라는
기본 명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하여 매일 스스로에게 질문하였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명제에 대한 증명 없이는 어떤 해답도 줄 수 없습니다.
증명없이 보여주는 해답은 겉치레에 불과하며,
깊이 파고들수록 더 많은 의문들이 쏟아져 나올 뿐 알맹이는 없기 마련입니다.
알맹이 없는 출마는 결국 기성 정치인들과 별다를 것 없는,
권력쟁취를 위한 하나의 요식행위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연수구민 여러분!

저는 삶의 무게에 신음하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새누리당에 입당하여 출마를 하는 것은
제가 꿈꾸는 건강한 삶을 실천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건강한 삶이란,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면
인정받고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세상입니다.


청와대 대변인 시절 경험하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문현답이란 말을 강조하셨습니다.
이 말은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으니 역지사지의 자세로
현장 중심의 소통을 통해 국정과제를 잘 챙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문현답'이란 말과 정신을 가슴 속 깊이 아로 새기고
백 마디 말보다 발로 먼저 뛰며
작은 목소리도 귀담아 듣는 정치인이 되고자
제 고향 인천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오랜 시간 기자생활을 통하여 사회 현상을 꿰뚫어 보는 시각을 습득했고,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수많은 경험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쌓아왔습니다.
이는 앞으로 펼칠 행보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방송기자와 앵커로서
시청자 여러분을 사건의 현장으로 연결 시켜 드렸듯이,
또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서서 소통의 다리가 되었듯이,
이제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담아,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한 발전에 앞장설 수 있는
소통의 심부름꾼이 되겠습니다.

존경하는 연수구민 여러분!

준비된 사람은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습니다.
출마를 통해 어떠한 고난과 시련이 닥쳐오더라도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를 오롯이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에 연수구민 여러분들께서 믿고 맡겨주신다면
저 민경욱은 여러분들과의 약속을 실천하여 지역 발전을 완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습니다.

‘대한민국 신세계, 연수에 젊고 새로운 변화를 위한 원대한 도전’
반드시 실천하겠습니다.
아낌없는 질책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12.15. 새누리당 민경욱

<유 의원의 4월 연설문 중 표절 의혹이 제기된 부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 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 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 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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