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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군에게 토란을 건네던 두근두근 내 마음

중앙일보 2015.12.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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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라희찬(STUDIO 706)]


수봉(박보검)은 ‘명량’(7월 30일 개봉, 김한민 감독)에서 이순신 장군(최민식)과 가장 깊은 교감을 나누게 되는 젊은 병사다. 그는 왜군의 손에 아버지를 잃었다. 장군이 그를 따로 불러 아버지의 피묻은 갑옷을 건네주자 수봉은 눈물을 흘리며 대장선에 오르기를 자처한다. 그리고 노를 젓는 격군이 되어 백병전이 벌어지는 내내 갑판 아래에서 우직하게 제자리를 지킨다. 격전을 마친 직후에야 수봉은 갑판에 올라와 지친 이순신에게 다가가 토란을 건넨다. 장군은 “먹을 수 있어 좋구나”라는 한마디로 심경을 드러낸다.

“토란을 내밀면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두근두근한 느낌이 들었어요. 최민식 선배님과 연기해서 그랬는지도 몰라요.” 수봉을 연기한 박보검(21)의 말이다. 그에게 최민식은 “진심을 다해, 진정성 있게 연기하라”는 충고를 해줬다고 한다. 박보검은 이를 일기장에 적어 두고 촬영 내내 마음에 새겼다.

박보검은 고교 2학년 때 연기를 처음 시작했다. ‘블라인드’(2011, 안상훈 감독)에서 시각장애인 주인공 수아(김하늘)의 동생 동현 역할을 맡았다. 이후 영화와 TV 드라마에서 단역과 아역을 거친 끝에 주말 드라마 ‘원더풀 마마’(2013, SBS)에서 주연급인 철부지 막내아들 고영준 역할을 맡았다. 최근에는 드라마 ‘참 좋은 시절’(KBS2)에서 주인공 강동석(이서진) 아역을 연기했고, 영화 ‘끝까지 간다’(5월 29일 개봉, 김성훈 감독)에는 CCTV 화면을 추적하려 해서 주인공 고건수(이선균)를 긴장시키는 교통 순경 역으로 출연했다.

‘명량’은 그의 첫 사극이다. “액션스쿨도 처음 가보고 승마도 배웠어요. 하나하나 처음부터 배울 수 있어 참 좋았죠. 액션 연습을 할수록 몸이 탄탄해지는 느낌도 들었고요.” 무더운 한여름에 대장선 세트 안에서 여러 배우들과 합을 맞춰 무거운 노를 젓는 일이 쉽진 않았지만, 대선배들과 함께 연기한다는 사실이 큰 자극이 됐다. 수봉이 등장하는 장면을 찍을 때마다 김한민 감독은 메가폰으로 “네 아버지가 죽었다”고 거듭 극 중의 처절한 상황을 일깨웠다. 박보검은 왜군에 대해 복수하려는 의지를 결연한 눈빛에 담아냈다. 최민식에게서 “감정이 좋다”는 칭찬도 들었다고 한다.

‘박보검’이라는 이름은 본명이다. “보배 보(寶)에 칼 검(劍) 자를 써요. 때가 되면 귀하게 쓰인다는 의미예요 .” 그의 차기작은 김혜수·김고은 주연의 ‘코인로커걸’(한준희 감독)이다. 김고은의 로맨스 상대를 맡았다. 8월 중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표작

박보검(22)이 가장 아름답게 빛났던 작품은 ‘차이나타운’(4월 29일 개봉, 한준희 감독)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꽃미남 요리사 석현 역을 맡아, 태생부터 어둡기 그지없는 여주인공 일영(김고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세상을 향한 증오로 가득 찼던 일영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 그의 해맑은 미소와 낙천적인 성격은 음습한 분위기의 작품에 온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곱상한 외모 이면에 감춰진 고독과 삶의 무게까지 적확하게 그려내며, 자신이 단순한 꽃미남 배우가 아님을 증명했다. ‘명량’(2014, 김한민 감독)에선 이순신 장군(최민식)에게 토란을 건넨 청년 수봉 역으로 관객 1700만 명에 강렬하게 눈도장 찍었다.


고석희 기자

※magazine M 75호(2014년 8월 8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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