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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노린 ‘바가지 가격’…“업체들의 얄팍한 상술”

중앙일보 2015.12.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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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레스토랑 [사진 트위터 캡쳐]


“찝찝하긴 한데 여자친구가 가보고 싶어했던 곳이라….”

대학원생 김민혁(29)씨는 지난 22일 서울 청담동의 A 레스토랑에 예약전화를 걸었다. 1년에 한번 뿐인 크리스마스인 만큼 모처럼 여자친구가 평소에 가보고 싶어했던 고급 레스토랑에 데려가려는 생각에서였다. 미리 검색을 통해 코스가격이 1인당 10만~13만원인 점을 확인하고 이에 맞춰 예산도 준비했다. 하지만 전화통화 후 생각이 복잡해졌다. 레스토랑 측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일반 메뉴를 없애고 두배 비싼 1인당 23만원 짜리 코스메뉴를 내놨기 때문이다. 김씨는 “어쩔 수 없이 예약을 하긴 했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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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레스토랑 [사진 트위터 캡쳐]


서울 시내 유명 레스토랑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24~25일 이틀간 기존 메뉴보다 가격을 높인 ‘스페셜 메뉴’만 내놓는 일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종로구에 있는 레스토랑 ‘탑클라우드’는 평소 판매하던 1인당 8만~13만원대의 코스요리를 없애고 크리스마스용 스페셜 메뉴를 17만원에 내놨다. 신라ㆍ롯데호텔 등 서울 시내 주요 호텔 뷔페는 평소 10만원 안팎의 가격을 15만원대로 올렸다. 요리의 세부 메뉴를 일부 바꾸고 음료 등을 추가해 크리스마스용 이라고 내놓는 식이다.

크리스마스때 요금을 올리는 건 숙박업체도 마찬가지다. 고급 호텔은 물론 일반 모텔까지 평소보다 2~3배 높은 가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A모텔은 평상시 숙박요금이 5만~7만원(평일)이었지만 24~25일에는 일반실 17만원, 특실 20만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일반 모텔의 숙박요금이 호텔급으로 오르는 셈이다. 모텔 관리인 곽모씨는 “다른 모텔들도 기본 3배씩 가격을 올려서 받는다”며 “이 가격에도 예약이 밀려 방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상가격을 받으면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평소와 똑같은 시설을 이용하는데도 가격을 올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서울 성동구의 한 모텔 특실을 20만원에 예약한 구모씨는 “평소 8만원 하던 방인데 이렇게까지 올리는 것은 지나치다”며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걸 알면서도 친구들과 파티하기로 계획해 놓은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에 외식업체와 숙박업체가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는 건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평소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라도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업체들의 크리스마스 폭리는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얄팍한 상술”이라며 “법으로 규제할 수 없는 만큼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꼭 해당 레스토랑과 숙박업체를 이용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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