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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신흥국 부채 위기, 한계 기업에 치명적”

중앙일보 2015.12.24 10:34

“외환보유액의 보유주체는 정부이지 기업이 아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업부채 위험성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기초 경제 여건이 양호해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외환보유액이 넉넉한 국가와 빚이 많은 ‘한계기업’은 사정이 다르다는게 이 총재의 진단이다. 그러면서 구조개혁 필요성을 다시 한번 지적했다.

이 총재는 23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회서 송년 간담회를 주재하고 “다른 나라의 부채위기(debt crisis)로 발생한 여파가 기업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이후 일부 취약한 신흥국에서 채무위기가 발생할 경우 빚이 많은 기업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언론 등에서는 우리경제의 기초 펀더멘털(fundamental), 양호한 외환건전성, 큰 폭의 외환보유액을 들어 채무위기 가능성이 낮다고 하지만 경계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초유의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대처해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장기간 유지하다 보니 금융 불균형이 증대됐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금융불균형 누적을 통해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저성장·저물가의 고착화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처방은 구조개혁 밖에 없다”며 “최근 무디스가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했지만 조정된 등급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는 구조개혁의 성패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년엔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중국 성장성 하락, 신흥국 불안 등으로 경제 리스크도 커질 것”이라며 ”성장과 금융안정 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적절히 고려하고 정부의 구조개혁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는 금융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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