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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 '어린왕자' 송영한, 우승컵만 남았다

중앙일보 2015.12.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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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한금융그룹]


‘어린 왕자’ 송영한(24·신한금융그룹)은 2015년 새해 첫 날 세 가지 목표를 세우고 마음속으로 빌었다. 프로 첫 우승컵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JT컵 출전, 연말 시상식 참가를 꿈꿨다. 이중 JT컵 출전과 연말 시상식 참가 목표는 이뤘다. 연말 시상식 참가는 상을 하나라도 받겠다는 의미였는데 신인왕을 차지하며 차세대 주자로 기대를 모았다. 2013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신인왕에 올랐던 송영한은 일본에서도 신인상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신인왕에 오른 건 장익제(2004년 한국, 2005년 일본) 이후 송영한이 두 번째다.

송영한은 지난 7일 일본 도쿄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15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시상식 당일에야 신인상 수상 소식을 접했다. 그는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상이라 더욱 기분이 좋았다.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첫 대회인 도켄 홈메이트컵에서는 컷 탈락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22개 대회를 모두 컷 통과하며 안정된 기량을 뽐냈던 송영한이다. 준우승 2번을 포함해 톱10 5번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표를 거뒀다. 그는 “무엇보다 기복 없는 경기를 했다는 게 올 시즌 가장 큰 수확이다. 코스 매니지먼트 능력 향상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 코스에 어느 정도 적응되니 여유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송영한은 첫 손가락으로 꼽았던 프로 첫 우승컵 획득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준우승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3년부터 1부 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송영한은 한국과 일본에서 3차례씩 준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준우승만 6번을 하고 있는 송영한에게 후쿠시마 오픈이 가장 아쉬운 대회다. 그는 4일간 무려 23언더파를 쳤다. 최종 라운드를 1타 차 선두로 출발했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고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프라야드 막셍(태국)이 최종일 무려 9타를 줄이며 치고 올라와 24언더파를 기록한 탓에 송영한의 첫 우승 꿈은 아쉽게 무산됐다.

송영한은 “우승 기회였고, 후회 없는 경기를 했는데 더 잘 친 선수가 치고 올라왔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이면서 아쉬운 대회이기도 하다. 우승은 기량은 물론 운도 따라야 하는 것 같다”라고 털어 놓았다. ‘우승은 하늘이 내려준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고 있는 송영한이다.

올해 두 가지 목표는 이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한다. 송영한은 “빨리 잊고 다시 출발하려 한다. 열심히 하다보면 우승 운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준우승 6번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준우승 4번의 장하나는 “뜻대로 되지 않는 게 골프”라고 넘겼다. 이처럼 송영한도 잘됐던 좋은 기억만 떠올리며 우승의 문을 계속 노크할 예정이다.

송영한은 지난해 일본 투어 시드를 걱정해야 했던 처지였지만 올해는 2300만엔(약 2억2300만원)을 획득하며 상금 순위 15위에 올랐다. 마음 맞는 짝을 찾은 것도 큰 수확이다. 이전까지 김형성의 캐디를 했던 베테랑 오카모토가 송영한의 백을 메고 있다. 그는 “코스를 꿰뚫고 있는 캐디다 보니 코스 공략에 많은 도움이 된다. 내년에도 계속 함께 한다”고 말했다. 일본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덕분에 메인 스폰서인 신한금융그룹과의 재계약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어린 왕자 같은 풋풋한 이미지와 훈남 외모로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송영한은 퍼트가 좋은 선수다. 올 시즌 평균 퍼트 수 28.31개(10위),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5개(1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평균 퍼트 수 28.1개로 부문 4위에 올랐다. 하지만 미국 무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270야드로 짧은 편인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를 늘려야 한다. 친한 친구인 노승열이 PGA 투어에서 뛰고 있고, 이경훈도 내년부터 미국 2부 투어에서 활약하기 때문에 송영한도 하루빨리 친구들과 함께 미국 무대를 누리고 싶다.
송영한은 지난해 본인에게 60점을 줬다. 두 가지 목표를 이룬 올해는 75점을 줬다. 2016년에는 프로 첫 우승컵을 차지하는 등 90점 이상의 A학점을 받고 싶어 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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