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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목요일] 백혈병 소원이의 무대, 3000번째 소원이 이뤄졌다

중앙일보 2015.12.24 02:15 종합 2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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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원양이 ‘소원별 음악회’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 한국청소년재단·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아팠을 때 다른 사람들한테 받은 사랑을 세상에 돌려주고 싶었죠.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음악으로 다른 아픈 친구들을 위로해주고 싶다는 소원이 생겼어요.” 유소원(9)양은 3년 전부터 특별한 소원을 간직해왔다. 몸이 아픈 친구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음악회 개최였다. 소원양이 이런 소원을 갖게 된 것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이 계기였다. 소원양은 2012년 얼굴 마비 증세가 일어나 병원을 찾았다가 자신의 병을 알게 됐다. 혈액이나 골수 안에 있는 백혈구가 암세포로 변하는 병이다.

아이들 꿈 이뤄주는 ‘요정’들
백혈병 이기게 한 바이올린 연주
병원 친구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어
메이크어위시재단에 신청해 성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산타원정대’
저소득층 아동 1만2000명에게 선물


 약물치료 등 힘겨운 투병 중에 소원양에게 큰 위로가 된 것은 바이올린이었다. 피로가 쉽게 쌓이고 몸 곳곳에서 통증이 몰려왔지만 바이올린을 연주하거나 음악을 들을 땐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 어머니 이지용(36)씨에 따르면 소원양은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기분이 좋아질 때마다 “다른 아픈 친구들도 음악을 듣고 병을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원양의 꿈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의 도움으로 현실이 됐다. 이 재단은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난치병 환우를 위한 ‘소원별 음악회’를 열었다. 메이크어위시재단은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소아암 등 난치병에 걸린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국제봉사단체로 한국 지부는 2002년 만들어졌다. 지난해 12월 소원양의 어머니가 우연히 메이크어위시재단을 알게 돼 딸의 소원을 전달한 뒤 자원봉사자 등의 도움으로 11개월 만에 음악회가 성사됐다. 이 재단이 이뤄준 3000번째 소원이었다.

 소원양은 올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해 현재는 병원에서 정기 검진만 받고 있지만 그동안은 입원 치료를 받느라 병원 내에 설치된 파견 학교인 ‘병원 학교’에 다녀야 했다. 소원양은 음악회에 이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과 선생님을 가장 먼저 초대했다. 그리고 음악회 당일 직접 무대에 올라 동요 ‘반짝반짝 작은 별’을 바이올린으로 연주했다. 이날 연주회에는 음악인 송정미씨와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씨 등을 비롯해 조슈아 홈스쿨링 합창단, 조슈아 유스 오케스트라 등도 참여해 노래와 연주를 했다. 소원양은 무대에서 “병과 싸우고 있는 친구들이 씩씩하게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재단을 포함해 여러 비영리단체(NPO)가 어린이들이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달 30일 ‘2015 산타원정대’를 출범시켰다. 산타원정대는 저소득층 아동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매년 연말에 특별한 선물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기업·단체·시민들의 후원을 받아 전국 22개 사업장에서 어린이 약 1만2000명에게 건넬 선물을 마련했다. 총 12억원 상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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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아동에게 성탄절 선물을 전달하는 한국청소년재단의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13일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한국청소년재단·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산타원정대 덕분에 서울 은평구의 한 아동복지시설에서는 74명의 아이들이 선물을 받았다. 태어나자마자 베이비박스에 놓이게 돼 보호시설에서 생활해 온 한 살의 빛나양은 따뜻한 겨울옷과 내복을 받았다. 휴대전화와 시계가 없어 시간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신소미(16·가명)양에겐 손목시계가 전달됐다. 이와 함께 13명의 신생아들이 입을 수 있는 실내복과 청각장애아동들을 위한 야구 글러브, 농구화, 야구 배트 등도 선사됐다. 선물을 받은 김철민(8·가명)군은 “평소 갖고 싶어도 살 수가 없어서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만 했는데 산타 할아버지가 내게도 선물을 주고 가셨다. 내년에도 꼭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청소년재단은 24일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소외계층 아동·청소년들을 방문해 깜짝 선물을 주는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을 펼친다. 2006년 시작해 올해 10회를 맞은 행사다. 그동안 8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7500여 명의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에게 성탄절 선물을 전했다. 올해는 코카콜라와 화장품 기업 잇츠스킨 등의 후원을 받아 음식과 선물을 준비했다. 몰래산타 대작전 명예산타대장 김예창(38)씨는 “대학생 때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10년이 됐다. 그동안 이 활동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매년 가슴 따뜻한 분들과 함께 보내는 연말이 새해를 힘차게 맞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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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가난한 사람을 위해 많은 선행을 베풀었던 성니콜라스(St. Nicholas) 주교에서 유래됐다. 그는 270년께 소아시아 지방(지금의 터키)에서 태어났다. 눈썰매를 탈 수 없는 곳이다. 그는 자신이 선행을 하는 모습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도록 늘 검은 옷을 입었다. 빨간 옷과 흰 수염은 1931년 코카콜라 광고에서 시작된 산타클로스의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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