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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정착 난민 수용 규모 더 확대해야

중앙일보 2015.12.24 01:43 종합 34면 지면보기
태국 난민캠프에 머물던 미얀마 난민 네 가족 22명이 재정착 난민 제도에 따라 어제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2013년 7월 발효된 난민법에 따라 국내에 들어온 첫 외국인들이다. 난민법에 규정된 재정착 난민 제도는 해외 난민캠프에서 한국행을 희망하는 난민을 유엔난민기구(UNHCR)의 추천을 받아 심사 후 수용하는 제도다. 이들은 도착 즉시 거주자격(F-2) 비자를 발급받고, 6~12개월간의 기초 한국어 및 법 질서 교육 과정을 거쳐 한국 사회에 정착하게 된다. UNHCR이 주도해 온 재정착 난민 제도는 전 세계 28개국이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둘째로 이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가 됐다.

 UNHCR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난민이 10년 전의 거의 두 배인 6000만 명을 넘어서 지구촌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사태에 직면해 있다. 5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만 13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올 한 해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몰린 유럽은 수용 능력을 초과한 유입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슬람국가(IS) 테러와 함께 난민 문제는 지구촌의 가장 심각한 도전으로 등장했다.

 한국이 재정착 난민 제도를 통해 해외 난민의 능동적 수용에 나선 것은 국제사회의 난민 문제 해결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앞으로 3년간 매년 30명 정도의 난민을 받아들일 계획이다. 일종의 시범 기간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의 경제 규모에 비해 숫자가 너무 적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변동 가능성까지 감안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엄격한 난민 심사 제도도 문제다. 최근 5년간 국내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한 9155명의 외국인 중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331명에 불과하다. 불법체류 목적의 난민 신청자와 정치·종교적 차원의 진짜 난민은 구분해야 하지만 30%가 넘는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에 비하면 3.6%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난민 수용 규모를 확대하고 이들의 성공적 정착을 지원하는 것은 한국을 다문화 시대의 매력 국가로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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