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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 금리보다 더 문제는 중국”

중앙일보 2015.12.24 01:03 경제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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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균열(great divergence)’시대가 도래했다. 유럽·일본은 미국과 달리 돈을 풀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는 둔화 국면이다.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사진)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인 21일 런던에서 만나 세계 경제에 대한 의견과 전망을 물었다. 그는 “대단히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분명한 건 세계가 몹시 어려워질 것이란 점”이라고 말했다.

FT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 인터뷰
미 금리 0.25%P씩 3~4회 인상할 것
달러빚 많은 국가들 요동칠 가능성
중국경제 경착륙 리스크 여전히 커
신흥국과 달리 한국은 위기 없을 듯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앞으로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겠다고 했는데.

 “내년 말까지 1~2% 사이 어디가 될 것 같다. 0.25%포인트씩 서너 번 인상하는 거니 점진적인 셈이다. 2017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또 다른 문제다. 세계 경제가 미국 금리 인상을 감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Fed가 정반대의 결정을 한다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대균열이 세계 경제를 혼돈으로 몰아넣지 않을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 국)은 여전히 경제가 어렵고 실업률은 높다. 물가상승률도 낮다. 통화정책을 느슨하게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 일본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싶어한다. 미국과 영국은 긴축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양대 축 사이) 균열은 불가피하다. 앞으로 달러화는 강세가 되고 유로화는 상대적 약세가 될 것이다. 유로존 경제엔 도움이 되겠지만 미국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이로 인해 Fed가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게 곤란해질 수 있다.”

 -신흥국 경제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몇몇 나라는 위기 조짐이다.

 



 “신흥국은 물론이고 신흥국 기업들 대부분 달러화로 빚을 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다. 달러화 가치가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큰 변수는 중국이다. 성장 둔화와 내수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약한 위안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이게 신흥국에 파괴적일 수 있다. 신흥국은 중국의 수요에 의존하면서 중국과 경쟁도 하기 때문이다. 대균열보다 중국의 정책이 세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칼럼에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수 있다고 썼다.

 “여전히 같은 생각이다. 리스크가 얼마나 클지 지금으로선 모르겠으나 (중국 경제의) 기본적인 문제점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중국으로선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나.

 “참으로 복잡한 얘기다. (투자·수출 주도의 성장이라는) 구조적 문제뿐만 아니라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과잉 생산과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등의) 거대한 경기순환 문제가 겹쳐서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투자 비중이 50%인데 정상 수준인 35%까지 줄인다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 수요도 줄 수 있다.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하는데 불황을 피하면서 해야 한다. 아주 어렵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가 투자가 아닌 공공 부문에 지출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구조조정을 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통화 완화정책과 재정 확대정책을 펴야 한다는 걸 뜻한다. 중국 정부는 아마도 다시 수출을 촉진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기엔 중국은 너무 큰 나라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수출이 아닌 내수로 성장을 꾀해야 한다.”

 -유가 하락이 과거엔 축복이었지만 지금은 세계 경제 침체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유가가 더 내려갈 것이라고 보나.

 “내년에 더 떨어질 수 있다. 미국·이란·리비아 등에서 원유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산유국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훨씬 많은 사람이 원유 수입국에 산다. 나는 저유가가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쪽이다. 그러나 역사가 얘기해주듯 언젠가 유가는 올라가게 돼 있다.”

 -한국 경제로 화제를 돌리자. 한국 내부에선 위기가 안 올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동의하는 쪽이다. 위기가 온다면 신흥국 중 하나 또는 일부일 게다. 라틴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그리고 터키 정도일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중국의 성장 둔화다. 이른바 뉴노멀이다. 위안화 약세에 따른 중국과의 더 치열한 경쟁도 예상해야 한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마틴 울프=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칼럼니스트.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연구석사 학위를 받은 뒤 세계은행에 들어가 81년까지 일했다. 런던 무역정책연구소(TPRC)에서 근무하다 87년 FT로 자리를 옮겼다. 96년부터 수석 경제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적 칼럼으로 명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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