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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기술 수출로 8조 ‘대박’ 한미약품 이관순 대표

중앙일보 2015.12.24 00:53 경제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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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신약 개발에는 실패를 또다른 기회로 여기는 기업문화와 단기성과에 급급하지 않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사진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올해 제대로 일을 냈다. 사노피-아벤티스, 얀센, 베링거 잉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에 총 6건의 신약기술을 수출했다. 특히 사노피-아벤티스는 한미약품의 당뇨신약을 39억유로(약 4조8000억원)에 사갔다. 올해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8조원. 한미의 연이은 낭보에 국내 제약업계가 들썩였다. 지난해까지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선 제약사가 단 1곳(유한양행)뿐일 정도로 체격이 작은 국내 제약산업의 역사를 한미가 새로 쓰고 있다. 한미의 올해 연매출은 1조 5000억원 안팎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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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의 대박 신화를 이끈 주인공은 이관순(55) 대표이사다. 창업주 임성기(75) 회장은 15년 간 9000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뚝심있게 투자하면서 키를 연구소장 출신인 이 대표에게 맡겼다. 서울대 화학교육과 졸업후 KAIST 석·박사를 한 이 대표는 1997년부터 13년간 한미약품 연구소장을, 2010년부터는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 대표 이후 기업 체질이 본격적으로 연구개발(R&D) 중심으로 바뀌었다. 한미약품에서 영업통이 아닌 연구소 출신 대표 는 그가 처음이었다. 올해 한미의 성과는 안목있는 승부사 창업주와 R&D를 아는 전문경영인 콤비가 만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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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한미약품 신약기술의 핵심 기반인 랩스커버리(Lapscovery)도 그가 연구소장일 때 연구를 시작했다. 기존 의약품의 약효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기술이다. 현재 당뇨 환자는 매일 치료 주사제를 맞아야 하지만 랩스커버리가 적용되면 일주일 에 한번 주사를 맞으면 된다. 어떤 약이든 랩스커버리를 적용하면 약효가 길어져 새 부가가치가 생긴다. 이 대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했고,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신약을 노렸다”며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들의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파고 들었다”고 밝혔다. 우선 순위에서 밀리거나 내수용 신약은 과감히 버렸다.

 글로벌 무대에 일찌감치 개발 중인 신약 후보들을 들고 나간 것도 주효했다. 이 대표는 임상시험 과정을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꾸준히 발표했다. 한미약품을 눈여겨보고 있던 빅파마들이 많았기에 ‘밀당’(밀고 당기는) 협상에서도 밀리지 않고 끝까지 제값을 받아낼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바이오벤처들과 연구 협력을 하는 개방형 혁신을 통해 우리의 신약개발 기술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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