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 Report] 비과세 만능 통장 내년 3월 첫선

중앙일보 2015.12.24 00:51 경제 2면 지면보기
 ‘비과세’ 만능통장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내년 3월부터 들 수 있다. 업무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썼다면 앞으로 소득세를 따로 내야 한다. 일할 때 사용했더라도 운행일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으면 회사가 부담해야하는 법인세가 불어날 수 있다. 정부가 비용으로 인정하는 요건이 까다로워져서다. 2018년 1월 이후 종교인도 번 돈 만큼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소득세법, 법인세법부터 관세법까지 18개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내년 1월 26일 국무회의를 거쳐서 공포한 다음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어떻게 달라졌는지 해가 가기 전 꼼꼼히 점검해야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바뀐 세법 시행령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기사 이미지

18개 세법 시행령 개정안 Q&A
연봉 5000만원 이하 ISA 들면 비과세 한도는 250만원까지
종교인 23만 명 중 20% 과세, 일반 근로자의 60~80% 낼 듯

◆ISA

 - 누가 가입할 수 있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근로자, 사업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특정 직업에만 특혜를 준다는 지적이 있어 농어민도 가입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의무 가입 기간은 5년이다. 지나치게 길다는 비판을 감안해 연소득 5000만원 미만이면 3년만 보유해도 되도록 했다. 결혼 준비나 전·월세 비용을 마련하느라 중간 중간 목돈을 꺼내쓸 필요가 있는 15~29세 청년층의 의무 가입 기간도 3년으로 정해졌다.”

 - 언제부터 가입할 수 있나.

 “법과 시행령은 다음달부터 시행되지만 금융회사에서 상품을 만들고 금융당국의 약관 심사를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가입할 수 있다.”

 - 어떤 혜택이 있나.

 “매년 2000만원씩 한도로 납입하고 의무 가입 기간을 채우면 ISA 계좌에서 얻은 수익 중 200만원 부분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200만원을 넘어선 수익은 9.9%의 세율이 붙는다. 일반 이자·배당소득 세율(15.4%)보다 조건이 좋다. 예를 든다면 ISA 계좌 돈을 넣어 펀드·주식에 투자해 500만원의 수익이 났다면 29만7000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일반 계좌로 투자했을 때 부과되는 세금 77만원과 비교해 47만3000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연소득 5000만원 이하 가입자라면 비과세 한도가 250만원으로 늘어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별명은 ‘만능통장’. 예·적금과 주식, 펀드에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상품까지 이 계좌에 담아 투자하면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18년 12월 31일까지 가입해야 세금 혜택을 볼 수 있다.

◆종교인

 - 종교인도 세금을 낸다는데.


 “그렇다. 당장 내년부터는 시행되는 건 아니다. 2018년 1월 1일 이후다. 대신 기재부는 이번 세법 개정 시행령을 통해 종교인 세금 부과 대상과 비과세 요건을 밝혔다. 종교를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단체와 그 산하 단체에서 급여를 받는 종교인이 대상이다. 일반 근로자처럼 소득 수준별로 책정되는 세율은 다르다. 


 - 일반 근로자와 비교해 내는 세금은.

 “기재부에서 모의 정산을 해봤더니 조건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긴 하지만 대체로 일반 근로자보다 세금 부담이 적었다. 종교인은 근로소득자가 내는 소득세의 60~80% 정도를 내야할 걸로 추정됐다. 연소득이 2000만원인 종교인은 소득세를 8만원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같은 조건의 근로소득자는 12만원을 납부한다. 연소득이 8000만원이라면 종교인은 367만원, 근로소득자는 427만원을 세금으로 각각 낸다. 이들 사례는 일반적인 경우를 가정했을 뿐이다. 근로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액공제 혜택이 훨씬 많기 때문에 공제를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근로소득자가 종교인보다 더 적은 세금을 낼 수도 있다.”

 - 종교계 세금이 크게 늘어나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집계한 전국 종교인 수는 23만 명이다. 기재부는 이 중 20% 정도를 과세 대상으로 보고 있다. 바뀐 법과 시행령에 따라 종교인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세금을 연 1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종교계 인원과 소득 자료를 세무당국에서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서다. 2018년 이후 달라진 세법이 현장에 적용돼야 정확한 통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 이미지

◆업무용 차량

 - 업무용 차량 비용을 처리하는 방법이 어떻게 바뀌나.


 “그동안 차량 가격이 비싸도, 유지비가 많이 들어도 회사 비용으로 처리(손금 산입)하면 그만이었다. 회사는 업무용 차량을 유지하는데 든 돈을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빈틈을 공략해 고급 외제차를 법인 명의로 등록한 뒤 과도한 세제 혜택을 받는 사례가 많았다. 기재부는 내년부터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추가증빙 없이 연 1000만원까지 차량 비용(차량 감가상각비는 연 800만원)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그 이상을 인정받기 위해선 차량일지를 작성해 업무용으로 차를 썼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 회사의 실제 부담이 얼마나 늘어나나.

 “차량 가격과 업무용으로 차를 얼마나 사용했느냐에 따라 다르다. 계산하는 산식도 복잡하다. 현재 법인이 1억원짜리 차량을 사면 구입비는 5년간 2000만원씩 비용(감가상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연간 1400만원 정도의 운영비(연간 감가상각의 70% 가정)까지 합하면 연간 3400만원을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해당 차량이 새로운 제도에서 전체 운행의 80%를 업무용으로 썼다면 연간 1920만원까지만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전보다는 경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1480만원 줄어든다.

 - 사적으로 업무용 차를 쓰면 직원도 개별적으로 세금을 더 내야 하나.

 “그렇다. 회사가 비용을 지원해주는 업무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썼다면 내년부터 소득세를 내야 한다. 사적으로 사용하는데 든 비용만큼 해당 직원이 급여를 더 받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사업자가 아닌 법인사업자에게만 해당하는 조항이다.”

◆기업·경영

 - 청년 근로자 늘린 기업에 대한 얼마나 세금 혜택이 가나.


 “청년 근로자 수가 늘어난 중소·중견기업은 1인당 5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기업은 청년 고용 1인당 200만원이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원래 기재부는 대기업의 경우 1인당 250만원 세액공제 한도를 책정했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2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공제 인원 한도는 전체 정규직 근로자 증가 인원과 전체 상시 근로자 증가 인원을 비교해 더 적은 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 형제·자매가 공동으로 가업을 상속해도 세금 혜택을 받는다는데.

 “앞으로 형제나 자매가 함께 상속해도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 2년 이상 가업 종사 예외 기준도 완화됐다. 지금까지는 상속인 한 명이 가업을 전부 물려받고 상속 개시일 전 2년 이상 가업에 종사하는 경우에만 가업상속공제가 허용됐다. 다만 기업과 자산을 물려주는 사람이 60세 이전 사망하면 2년 이상 가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상속세가 면제됐다. 앞으로는 65세 이전에 사망해도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EPS)을 막는 제도가 시작됐다는데.

 “세금을 피하려 여러 나라에 법인을 세우고 소득을 부당하게 빼돌린 회사가 있는지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함께 조사하는 절차가 내년 시작된다. 다국적 기업이 어떤 ‘꼼수’를 쓰는지 적발하려는 작업이다. 연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이고 국외 특수관계인(법인)과의 거래 규모가 500억원 이상인 회사가 일단 세무당국에 해외 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내야 한다. 이런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구글세’ 대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생활·소비

 - ‘하우스 맥주’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던데.


 “기재부가 소규모 사업장에서 제조하는 ‘하우스 맥주’에 대한 세율을 낮췄다. 먼저 출고된 맥주 100㎘의 과세표준 계산에는 40%가 적용된다. 현재는 60%다. 60%가 적용될 때 600원이었던 과세표준이 400원으로, 432원이었던 세금이 288원으로 낮아진다. 현재 하우스맥주 제조업체 39곳 중 연간 생산량이 100㎘ 이하인 업체가 35개다. 대부분의 업체가 세금 감면 혜택을 볼 수 있어 가격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탁주·양주·청주도 소규모 주류 면허 대상에 포함됐다.”

 - 현금영수증과 관련한 변화는 없나.

 “앞으로 안경점이나 가구점에서 건당 거래금액이 10만원을 넘으면 의무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 지금은 상대방이 요청하지 않아도 건당 거래금액이 10만원 이상이면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하도록 하고 있다. 기존 발급 대상 업종을 변호사사무실·치과의원·골프장 등 47개 업종이다. 이번 개정안은 여기에 가구와 조명장치, 안경을 파는 소매점 등 5개 업종을 추가했다. 관련 규정은 내년 7월 1일 이후 거래부터 적용된다.”

 - 세금 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경우 신고하면 포상금이 상향 조정된다는데.

 “세금 계산서 발급 의무를 위반한 사람을 신고할 때 받을 수 있는 포상금이 부가가치세액의 15%에서 30%로 올라간다. 현재는 조세범처벌법상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를 위반한 경우 별도로 부가세액의 15%를 지급하도록 돼 있다.”

세종=조현숙·김민상 기자, 하남현 기자 newea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