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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천 학대 11세 여아, 아빠 처벌 원해"

중앙일보 2015.12.22 18:30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아버지에게 감금돼 2년간 굶주림과 폭행에 시달리다 최근 탈출한 인천의 11살 A양이 아버지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22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경찰조사 당시 아이가 다시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처벌받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정확히 답했다”고 밝혔다. A양은 앞서 지난해에도 한 차례 탈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 관장은 “앞서 몹시 어렵게 그 집을 탈출했는데 집을 지나가던 행인이 집이 어디냐고 물어 다시 (아이를) 들여보냈다. 아이가 아버지한테 돌아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 가장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양 아버지의 동거녀(35·구속)도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A가 집 밖으로 나갔다가 배달원이 ‘아이가 길을 잃은 것 같다’며 데려온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A양은 현재 나사렛국제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발견 당시 빈혈과 간염, 늑골골절과 온몸에 타박상이 있었다. 급성 스트레스 반응과 과잉 불안장애 증세도 보였지만 현재는 체중이 느는 등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장 관장은 “아동은 굉장히 밝고 말을 잘하며 자기 의사표현이 뚜렷하다. 병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고 평소 독서를 즐기며 또래와도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음식에 약간의 집착을 보이고 있고 밥을 허겁지겁 먹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중으로 A양의 발달상태를 알 수 있는 심리치료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A양은 연말쯤 퇴원해 심리치료를 받게 되고 내년에 위탁 가정으로 보내질 계획이다. 장 관장은 “아이가 가정에서 행복하게 사랑 받으면서 생활한 적이 드물다. 쉼터나 시설에 가기보다 가정적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좋은 위탁 부모를 찾아 아이를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탁가정은 보건복지부가 정하는 지침에 따라 선정된다. 1년 단위로 계약하고 평가를 거쳐 재계약을 하는 식이다. 장 관장은 “될 수 있으면 시설에 보내지 않으려 한다”며 “향후 입양을 할 지 위탁가정을 장기간으로 연장할 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에 대한 친권 박탈 여부도 향후 논의키로 했다. 장 관장은 “(아이의) 심신 회복을 위해 절대적 안정이 필요하다. 지나친 방문이나 관심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A양 사건을 조사 중인 인천 연수경찰서는 A양의 아버지 B씨(32·구속) 등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 했다.

이들은 2013년 7월부터 최근까지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자신의 빌라에서 A양을 굶기고 상습 폭행하는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 등은 A양이 탈출한 지난 12일 아이의 손과 발을 노끈으로 묶어 세탁실에 가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은 당일 A양이 돌아오지 않자 집 근처 슈퍼마켓에 들러 “딸이 사라졌다”며 폐쇄회로 TV(CCTV)를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양도 ‘인천으로 이사를 온 뒤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한결같이 진술하고 있다”며 “이들을 상습 상해·감금·학대치상·아동복지법상 교육적 방임 등의 혐의로 늦어도 24일까지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모란·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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