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 신태용 "리우서 동메달 신화 넘겠다"

중앙일보 2015.12.22 18:24
신태용(45) 감독은 직함이 두 개다. 한국축구 A대표팀 코치이자 올림픽대표팀 감독이다. 지난해 9월부터 A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고, 지난 2월부터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이광종(51) 감독을 대신해 올림픽팀 감독을 겸하고 있다. 그래서 명함도 두 개를 가지고 다닌다.

신태용 감독은 22일 "주위에서 날 '감치' 또는 '1.5인자'라 부르더라.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는데 기분이 나쁘진 않다" 고 말했다. '감치'란 감독과 코치의 합성어다. '1.5인자'는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을 보좌하는 A대표팀 2인자이자 올림픽팀 1인자의 중간이란 뜻이다.

신태용 '감치' 는 "지난 10월12일 경기도 이천에서 올림픽팀 감독으로 호주와 평가전(2-1승)을 지휘하고, 그날 밤 A대표팀에 합류해, 다음날 서울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A매치(3-0승)를 보좌했다"면서 "감치로 '투 잡(two job)'을 뛰는 데 월급은 한 곳에서만 나온다" 며 껄껄 웃었다.

그는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을 보좌해 지난 1월 아시안컵 준우승과 지난 8월 동아시안컵 우승에 힘을 보탰다. 앞으로는 당분간 올림픽팀 감독으로서 활동할 계획이다. 올림픽팀은 내년 1월12일부터 30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 대회에선 16개국 중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무대를 밟을 수 있다.

신 감독은 "1차 목표는 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2차 목표는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홍명보(46) 감독의 지휘 아래 동메달을 따냈다. 신 감독은 "목표를 높게 잡지 않으면 안주하게 된다. 프로 감독 2년차였던 2010년 성남을 이끌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목표' 라고 포부를 밝히자 사람들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그 해 보란듯이 우승했다" 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영남대 출신 신태용은 선수 시절 축구계의 비주류로 꼽혔다. 그러나 그는 주위의 편견을 깨뜨리고 성남의 K리그 6회 우승(1993~95년, 2001~03년)을 이끌었다. 2009년 성남 감독을 맡은 뒤엔 이듬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난 스페셜 원(특별한 존재)"이라고 말했던 조세 무리뉴(53) 전 첼시 감독처럼 신태용도 당시 우승 기자회견에서 큰소리를 뻥뻥 쳤다. "난 난 놈이다."

신 감독이 항상 승승장구했던 건 아니다. 2012년엔 성남이 12위로 곤두박질 치면서 경질됐다. 이듬해인 2013년 그는 스페인과 독일로 축구연수를 떠났다. 지난해 A대표팀 코치로 새롭게 출발한 지도자 신태용은 거침없는 화법처럼 다시 축구인생에 가속도를 붙였다. 역대 최약체의 올림픽 대표란 혹평 속에 지난 3월 출범한 '신태용 호'는 7승4무1패를 기록 중이다. 신 감독은 "무리뉴 감독의 선 굵은 축구보다 펩 과르디올라(44) 바이에른 뮌헨 감독의 아기자기한, 땅따먹기 같은 패스 축구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가 발굴한 황희찬(19·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을 앞세워 '신공축구(신나게 공격)'를 펼치는 동시에 슈틸리케 감독의 영향을 받아 수비도 중시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제주와 울산에서 전지훈련 중인 신 감독은 옆집 형처럼 선수들을 편하게 대해주는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홈 앤 어웨이로 치러졌던 올림픽 최종예선은 이번엔 중동에서 8강 토너먼트로 치러진다. 신 감독은 "성남 감독 시절 토너먼트 대회인 2010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2011년 FA(축구협회)컵에서 우승했다. 올림픽 대표팀은 '2012년 런던 신화'에 이어 '2016 리우 신화'를 쓸 준비가 돼 있다" 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