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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유일호 경제팀, 주택 공급과잉 우려를 어떻게 풀어낼까

중앙일보 2015.12.22 18:21
올해 신규 분양 주택 51만7398가구, 올해 건축 인허가를 받은 주택 70만 가구. 분양 주택은 지난해보다 47.5% 증가했고, 인허가 주택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70만 가구를 넘어설 전망이다. 모두 사상 최대로, 주택 공급과잉 논란을 부른 진원지다. 그러나 이 숫자만 가지고는 명확히 선을 긋기가 애매한 부분이 있다. 분양 물량을 기준으로 하느냐, 입주 물량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서도 판단이 엇갈린다.

그러다 보니 공급과잉이냐, 아니냐를 두고 부동산·경제 전문가의 의견도 엇갈린다. 유 장관 후보자가 공급과잉이 아니라고 보는 건 무엇보다 분양 물량을 기준으로 현 상황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유 후보자는 지난 6월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처음엔 (공급과잉을) 걱정도 했지만 대부분의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며 공급과잉이 아니라고 했다.

공급이 아무리 늘어나더라도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다면 공급과잉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지금 상황도 확실히 공급과잉은 아니다. 10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2221가구로 전달보다는 0.9%, 지난해 말보다는 22% 가량 줄었다. 수도권은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증가 폭은 0.2%로 미비하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 공급이 줄면서 적체된 주택 수요가 많았다”며 “분양 물량 대부분을 이들이 소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자가 공급과잉 논란의 씨를 뿌린 면이 있어 발을 뺐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 후보자는 국토부 장관 시절인 지난 4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주장(7월 말 종료 예정인 LTV·DTI 규제 완화 1년 연장)해 관철시켰다. 주택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정대로 지난 7월 말 LTV·DTI 규제 완화 조치가 끝났다면 분양 물량도 크게 줄었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유 장관이 최근의 공급과잉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유 후보자의 생각처럼 녹록지 않다. 입주가 한꺼번에 몰린 게 가장 큰 문제다. 올해 분양한 주택은 대부분 2017~2018년 집들이를 한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엔 올해보다 6만여 가구가 는 32만 가구, 2018년엔 45만여 가구가 입주한다. 한꺼번에 많은 주택이 입주하면 국지적으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입주가 지연되는 입주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선 지난해에도 공급이 많았던 만큼 입주가 본격화하면 빈 집이 늘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빈집이 생긴다면 공급과잉이다.

빈 집 수가 2017년엔 5만 가구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감정원 채미옥 부동산연구원장은 최근 ‘주택시장 주요 이슈 분석’ 보고서를 내고 “연간 필요주택 수는 최대 45만 가구인데 2017년엔 50만 가구가 공급돼 5만 가구가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수도권은 2만5000가구가 남을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올해 과잉 공급됐다는 얘기다. 채 연구원장은 “입주 대란으로 인한 집값 하락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공급 물량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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