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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리우 올림픽 향해 새벽 공기 가르는 태극전사들

중앙일보 2015.12.22 15:15
22일 오전 6시 태릉선수촌. 추운 날씨를 피해 두꺼운 점퍼를 입은 선수들이 대운동장에 모였다. 선수들은 음악에 맞춰 가벼운 맨손 체조로 몸을 풀었다. 태릉 특유의 새벽 훈련 첫번째 과정이다. 체조를 마친 선수들은 종목별로 삼삼오오 모여 훈련장으로 향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는 앞으로 227일. 1분, 1초도 허투루 쓸 수 없다.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장인 월계관에서는 우렁찬 기합 소리가 울려퍼졌다. 러닝머신에서 30분간 질주를 한 남자 유도선수들은 곧이어 서로의 몸을 들쳐안고 뛰었다. 훈련량으로는 레슬링과 함께 쌍벽을 이룬다는 유도 선수들의 몸에서는 땀방울이 비오듯 흘렀다. 서정복 총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는 선수들을 지켜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남자대표팀 기대주인 안창림(21·용인대)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쳤다.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자 57㎏ 김잔디(24·양주시청)는 "밤 10시 반까지 훈련을 한다. 20년 동안 여자 유도 금메달(1996년 애틀랜타 대회가 마지막)이 나오지 못했다. 모든 여자 선수들이 금메달을 향해 땀을 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궁 선수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선수들은 새벽 훈련에서 코어와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을 했다. 이후 오전에는 실내에서 조그마한 구멍 사이로 과녁을 향해 쏘는 훈련을 했다. 오전·오후 훈련을 통해 쏘는 화살은 하루 평균 300~400개. 1주일이면 1500발 가까이를 쏜다. 여자 선수들은 활시위를 당기느라 메마르고 거칠어진 손에 로션을 바르면서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연습에 매진했다.

양궁 선수들은 팀동료이자 경쟁상대이기도 하다. 남녀 각각 8명의 양궁 대표 선수들이 태릉에서 함께 훈련하지만 올림픽 사대에 설 수 있는 건 3명뿐이기 때문이다. 내년 3월에는 재야 대표 8명과 함께 올림픽보다 치열한 선발전을 치른다. 여자 대표팀 에이스 기보배(27·광주광역시청)는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지만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아예 출전하지도 못했을 정도다. 기보배는 "마음 고생도 했지만 홀가분했다. 4년 전보다 경험이 쌓인만큼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웃었다.

역시 2연패에 도전하는 여자 펜싱 사브르의 김지연(27·익산시청)은 "체력이나 기술도 중요하지만 특히 부상에 유의하면서 훈련을 하고 있다.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크지만 즐기려고 하고 있다"고 웃었다. 4년 전 런던에서 남자 사브르 대표팀 막내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구본길(26·국민체육진흥공단)은 "런던 올림픽 이후 우리에 대한 견제와 분석이 더 심해졌다. 펜싱은 랭킹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 평소와 다름 없이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최종삼(67) 태릉선수촌장은 "이번 겨울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체력이 바탕이 된 이후 고도의 기량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훈련이 1년 농사를 가늠한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도핑에 관련해서는 "전세계적으로 큰 이슈이고 심각한 수준이다. 소양교육과 함께 선수들의 소재지를 파악하면서 도핑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경·박린·김원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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