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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교황, '15개 영적 치매" 치유하는 12개 항생제 처방 보니

중앙일보 2015.12.22 10:54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교황청 관료들에게 12가지 덕목을 제시했다. 지난해 "영적 치매에 걸렸다"며 거론했던 15가지 질병에 대한 '항생제' 격이다. 외신들은 "지난해의 질타에 비하면 톤이 누그러졌다"고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러나 교황청 개혁을 투명하고 단호한 결의 속에서 계속 진행할 것이란 의지를 밝혔다. 이날 크리스마스 인사를 위해 바티칸 클레멘타인 홀에 모인 추기경·주교·사제 등 교황청 인사들에 대한 연례 연설을 통해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먼저 지난해 12월 ‘정신 분열증’, ‘장례식에 간 듯한 얼굴’ 등 15개 각종 증상과 병에 시달린다고 질타했던 일을 거론하며 “지난해 일부 병세들은 조직 전체에 적지 않은 고통을 불러 일으키고 여러 영혼에 해를 주는 것이 올해에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최근 바티칸 내부의 혼란상을 암시하는 책 두 권이 발간되고 한 바티칸 성직자가 동성애자임을 공개 선언한 것 등을 겨냥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해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직·겸손·존경·진지함·개방성·책임 등의 덕목을 거론했다. '자비(Misericordia)'의 앞 글자를 딴 말들이다. 그리곤 교황청의 질병을 치료할 항생제라고도 했다. 그는 "더 목회자다워야 하고 보다 합리적이며 부드럽고 자비로울 뿐만 아니라 정직하고 개방적이며 성숙해야 하고 남들을 존중하고 부지런하며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드라이브에도 2000년 된 교황청 관료주의는 견고하다는 게 바티칸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바티칸에 정통한 마르코 폴리티는 내부 분위기에 대해 "교황청의 20%는 친 프란치스코인데 비해 10%는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고 나머지 70%는 다음 교황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감기 탓으로 몸이 좋지 않다"며 평소와 달리 앉아서 연설문을 읽었다. 최근 걸을 때 넘어질 뻔 하거나 두 사람의 부축을 받곤 해 건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교황은 최근 79세 생일을 치렀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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