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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벙커’에 빠진 골프장, 198곳 중 54곳 자본잠식

중앙일보 2015.12.22 02:04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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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려 있다.

그린피 할인 경쟁, 세금도 큰 부담
‘채산성 악화’ 적자운영 49% 달해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이하 장협)는 21일 “전국 198개 골프장에 대한 조사 결과 자본잠식 골프장의 비율이 27%(54개), 적자 운영 골프장은 49%(97개)나 된다”고 밝혔다. 지방세를 장기 체납한 골프장도 70개를 넘는다. 또 2014년까지 27개 골프장이 법정관리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인이 바뀐 골프장은 47개가 된다. 2015년 7개를 비롯, 총 40개 골프장이 회원제에서 대중제(퍼블릭)로 전환했고, 이를 추진 중인 골프장도 30여 개 사에 이른다고 장협은 밝혔다. 장협 이종관 홍보팀장은 “올해 들어 골프장들의 적자 규모가 커지고 파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회원제 골프장은 구조적으로 부실을 안고 시작했다. 체육시설 할인 이용권 성격에 불과한 회원권을 사고팔며 차익을 얻는 제도는 한국과 일본에만 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골프장 개발업자는 고가의 회원권을 분양하는 방법 덕분에 인허가만 받으면 적은 자본으로도 건설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 회원권을 구입한 사람은 싸게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시세 차익을 얻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회원권 가격이 비쌀 때는 골프장 주인과 회원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이였다.

 그러나 골프장 회원권은 부동산·주식 등과 달리 실체가 없다. 회원제 골프장의 채산성이 악화되자 회원들은 예탁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골프장은 돌려줄 돈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더구나 최근 회원제 골프장의 채산성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개별소비세(2만1120원)를 부담해야 하고, 회원에게는 그린피를 싸게 해줘야 한다. 대중 골프장에 비해 4∼5배나 더 많은 종합부동산세도 낸다.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할 때 회원권 가격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회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그렇다고 해서 골프장이 파산 지경에 이르게 놔둘 수도 없다. 이렇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회원들에게 돌아간다. 장협은 “생존 경쟁을 위한 자구 노력과 함께 골프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도 골프산업 육성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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