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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차 민중집회 불법, 사법처리 대상” VS 주최 측 “서울시가 허가한 소요 문화제”

중앙일보 2015.12.21 02:14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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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광화문에서 열린 ‘제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에 가면을 쓰고 참가한 사람들. [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의 성격을 두고 주최 측과 경찰이 맞서고 있다. 주최 측인 민중총궐기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는 “서울시에서 광장 사용허가를 받은 문화제”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이름은 문화제였으나 내용은 집회·시위라서 사실상 미신고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주도자를 사법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4일 투쟁본부 소속 단체인 민중의 힘이 “19일 서울역광장·서울광장 두 곳에서 1만5000명 규모로 집회를 열겠다”며 낸 집회 신고에 대해 금지 통고했다. 보수단체인 고엽제전우회와 경우회가 먼저 집회 신고를 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금지 통고를 예상한 투쟁본부는 지난 11일 서울시에도 “소요문화제를 열겠다”고 따로 신청해 놓은 상태였다. 예상했던 대로 금지 통고가 내려지자 투쟁본부 측은 이미 허가가 난 광화문광장에서 3차 총궐기를 문화제 형식으로 열기로 결정했다. ‘소요문화제’는 ‘소란스럽고 요란스러운’ 문화제의 줄임말이다.

 19일 오후 3시부터 열린 ‘소요문화제’엔 투쟁본부에 소속된 민주노총·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빈민연합 등의 조합원 2500명(경찰 추산, 주최 측 추산 8000명)이 참가했다. 이날 문화제 사회를 맡은 김정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술이 달린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무대에 올라 “정부가 집회 참가자들에게 소요죄라는 말도 안 되는 죄목을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비록 집회는 불허됐지만 악기와 함성으로 더 뜨거운 집회를 만들자”고 했다. 주최 측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나눠 주고, 참가자들이 직접 피켓을 만들 수 있는 부스도 준비했다.

 민주노총 최종진 수석부위원장도 무대에서 “정부는 해고를 쉽게 하고 비정규직을 학살하는 노동개악을 거짓말로 날치기 통과시키려 한다”고 발언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맨날 해고만 당하지 말고 박근혜 권력을 해고시키고 파멸시키자”고 했다. 이들은 문화제가 끝난 후 행진에서 “박근혜는 퇴진하라, 한상균을 석방하라”는 구호도 외쳤다. 하지만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문화제에서 나온 정치성 구호 등 과격 발언을 문제 삼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문화제 종료 직후 “‘소요문화제’는 집회의 주된 목적, 진행 내용 및 참가자들의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문화제를 빙자한 ‘미신고 불법집회’로 판단된다”고 규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치성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손피켓을 사용하고 등단 발언자 대부분이 정치적 발언을 했다”며 “투쟁본부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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