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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스타워즈 JJ에이브럼스 감독 "내가 느낀 부담은…"

중앙일보 2015.12.2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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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다시 시작한 ‘스타워즈’ 시리즈(1977~), 거대한 전설의 새 장을 쓰는 7편 ‘깨어난 포스’의 메가폰을 잡을 사람으로 J J 에이브럼스(49)만큼 어울리는 감독이 또 있을까. ‘미션 임파서블3’(2006)과 ‘스타트렉:더 비기닝’(2009) ‘스타트렉 다크니스’(2013) 등 손대는 블록버스터 시리즈마다 성공적인 결과를 선보였던 그가 아닌가. ‘깨어난 포스’도 일단 평단으로부터 합격점을 넘은 환호를 받았다. 이를 예상했던 걸까. 이달초 내한 당시 만난 에이브럼스 감독은 유쾌한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깨어난 포스’의 연출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고사했다던데.

“블록버스터 시리즈를 이미 세 편이나 연달아 감독한 터라 고민이 많았다. 내 마음을 움직인 건, 이 영화를 통해 젊은 여성이 세상을 상대로 싸움을 벌인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결국 아내와 휴식을 취하기로 한 계획을 버리고 ‘깨어난 포스’의 연출을 맡았다(웃음).”

-SF영화의 역사를 쓴 ‘스타워즈’ 시리즈의 속편을 연출한다는 부담이 컸을텐데.

“내가 느낀 부담은 ‘흥행할 영화를 만들어야 해’ ‘이 시리즈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해’ 같은 것이 아니었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사람에게는 어마어마한 잠재력이 있구나’ ‘누구나 꿈을 꿀 수 있구나’라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내가 열 살 때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의 첫 편인 ‘새로운 희망’(1977, 조지 루카스 감독)을 보고 받은 감흥을 되살리고 싶었다. ‘깨어난 포스’는 결국 평범한 약자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힘을 모아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새로운 희망’을 처음 봤을 때의 기분을 기억하나.

“내가 열 살이던 1977년 5월에는 ‘새로운 희망’이, 12월에는 또 하나의 SF 걸작인 ‘미지와의 조우’(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가 개봉했다. 그 영화 두 편을 본 뒤 난 완전히 달라졌다.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삶의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희망’은 큰 충격이었다. 멀고 먼 은하계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 풍경이 아주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한 장면 한 장면을 어떻게 촬영하고 어떤 특수효과를 입혔는지 궁금했다. ‘깨어난 포스’를 만들면서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의 자료들을 살피다 그 세트와 미술의 정교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의 미술 세트 사진을 보여주며) 지금 봐도 아주 훌륭한 수준이다. ‘깨어난 포스’에서도 ‘스타워즈’ 시리즈 특유의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블루 스크린 앞에서 촬영하는 대신 아부다비 사막과 웨일스의 숲 등지에서 최대한 현지 촬영을 진행했다.”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심폐소생술사’라 불러도 될 것 같다. ‘미션 임파서블3’과 ‘스타트렉:더 비기닝’ ‘스타트렉 다크니스’에 이어 ‘깨어난 포스’ 역시 성공적으로 연출했는데.

“블록버스터 시리즈를 소생시키는 비법 같은 건 없다. 그저 내가 즐거운 영화를 만들면 관객도 즐거워할 거라 믿을 뿐이다. ‘미션 임파서블’은 1·2편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3편이 ‘심폐소생’을 한 거라 볼 수 없다(웃음). ‘스타트렉’ 시리즈의 ‘더 비기닝’과 ‘다크니스’를 연출할 때는 의형제 같은 두 주인공 함장 커크(크리스 파인)와 부함장 스팍(재커리 퀸토)의 갈등과 우애를 보여주려 했다. ‘깨어난 포스’의 시나리오를 쓰면서는 오리지널 3부작이 끝난 뒤로부터 수십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이 시리즈의 전통적 주제인 선과 악, 빛과 어둠의 싸움이 훨씬 복잡해졌을 거라 상상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주인공들과 기존 주인공들의 관계를 만들어 나갔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내세우는, 우주를 관통하는 형이상학적인 힘 ‘포스’를 당신만의 언어로 정의한다면.

“난 포스가 ‘스타워즈’ 시리즈에서처럼 초능력으로 쓰이는 것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진짜로 존재한다고 믿는다. 내가 열 살 때 ‘새로운 희망’을 보는 동안 그 영화관의 모든 관객들과 함께 마치 한 사람이 된 듯 울고 웃고 탄성을 지르며 느꼈던 에너지와 유대감, 그런 것도 포스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장성란 기자 hairpin@joongang.co.kr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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