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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제냐 집회냐' 3차 총궐기 두고 논란

중앙일보 2015.12.20 13:56
19일 문화제 형식으로 열린 제 3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두고 '문화제냐 집회냐' 여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소속 단체인 민중의 힘은 당초 19일날 서울역 광장, 서울광장에 1만5000명 규모로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를 했다. 하지만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4일 보수단체인 고엽제전우회와 경우회 등이 먼저 집회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금지 통고를 했다. 이에 투쟁본부는 서울시로부터 '소요 문화제'를 열겠다고 해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받았다. 투쟁본부에 따르면 '소요 문화제'는 '소란스럽고 요란스러운' 문화제의 줄임말로, 지난달 14일 열린 1차 민중총궐기 주최 측에 소요죄 적용을 검토하는 경찰의 방침에 항의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19일 오후 3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소요문화제'엔 투쟁본부에 소속된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빈민연합 등의 조합원 2500명(경찰 추산, 주최 측 추산 8000명)이 참가했다.

이날 문화제 사회를 맡은 김정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무대에 술이 달린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올라 "정부가 집회 참가자들에게 소요죄라는 말도 안되는 죄목을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비록 집회는 불허됐지만 악기와 함성으로 더 뜨거운 집회를 만들자"고 했다. 이날 참가자들 역시 고양이 가면 등을 쓰거나 각자 부부젤라, 탬버린, 막대풍선 등 소리가 크게 나는 악기나 가재도구 등을 들고 나왔다.

검찰에 송치된 한상균(53) 위원장의 직무 대행 중인 민주노총 최종진 수석부위원장은 문화제에서 "남대문경찰서는 한 위원장의 접견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항의했다. 또 "정부는 해고를 쉽게 하고 비정규직을 학살하는 노동개악을 거짓말로 날치기 통과시키려 한다"며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민주노총을 지키고 투쟁에 함께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맨날 해고만 당하지 말고 박근혜 권력을 해고시키고 파멸시키자"고 했다.

투쟁본부는 소요문화제 선언문에서 "민주주의도 민생도 평화도 없는 '헬조선'의 폐허 속에서 정원은 이제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을 골자로 하는 노동개악을 날치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함께하는 전면적인 대중 투쟁과 4차 민중총궐기를 통해 날치기 무효화와 정권 심판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문화제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4시 50분부터 청계광장과 무교로, 종로를 거쳐 1차 총궐기에서 쓰러진 농민 백남기(69) 씨가 입원해있는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한복과 산타 복장 등을 한 채 캐럴을 개사한 노래를 부르며 충돌 없이 행진을 마쳤다.

이날 행진이 끝난 직후 서울지방경찰청은 3차 총궐기가 문화제를 표방했지만 사실상 집회로 열렸다고 보고 불법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주최 측을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청은 입장 자료를 내고 정치적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손 피켓을 들고 무대에 오른 발언자 대부분이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은 물론 한상균 석방 등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했다"며 이번 행사를 불법 미신고 집회로 규정했다. 또 김정열 사무총장이 "뜨거운 집회를 만들겠다"고 한 것도 미신고 집회의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투쟁본부 측은 "평화적으로 열린 문화제와 행진을 두고 경찰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반발했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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