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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백두대간 월악산 산양 3마리, 남쪽 속리산 간 까닭은

중앙일보 2015.12.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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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16일 속리산에 방사한 4년생 암컷 산양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산양 3 마리를 16일 속리산국립공원 군자산에 방사했다. 이들 산양은 속리산과 같이 백두대간에 속하면서 훨씬 북쪽의 월악산국립공원 안에서 살고 있었다. 월악산에서 속리산으로 사람들이 이들을 이주시킨 셈이다.

산양 없던 속리산에서 올해 수컷 1마리 서식 확인
환경부, 번식 위해 암컷 2, 수컷 1마리 이주 시켜


정부는 2006년부터 멸종위기종 야생동·식물 증식 및 복원 사업을 해왔다. 산양은 한국의 멸종 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17호다. 은행나무와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린다. 200만 년 전 발견된 화석을 보면 산양은 현재까지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한다. 한반도 구석기시대 유물에서도 산양 뼈가 발견되고 있다.

산양은 암·수 모두 2개의 날카로운 원형통 뿔을 가졌다. 크기는 82∼130㎝, 몸무게는 25∼40㎏ 정도다. 발굽은 바위 위에서 활동하기에 알맞게 발달해 있다. 해발고도 600∼700m이며 경사도가 30∼35도로 가파른 산악지대에 주로 산다.

산양은 한때 한반도에 매우 흔한 동물이었다. 하지만 서식환경의 파괴, 밀렵 등 때문에 개체 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몰렸다. 전국적으로 산양은 약 1000마리가 살고 있다. 설악산·양구·화천·비무장지대(DMZ)·삼척 등 강원도와 울진·봉화 등 경북 북부에 산다. 전국에 고루 분포하지 않고 서식지가 지역별로 단절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백두대간에서 고루 산양이 자생하게 하는 '백두대간 산양 생태축 잇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설악산·오대산·월악산·속리산을 거쳐 장기적으로 지리산에까지 산양이 살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현재 월악산에서까지 성과를 봤다. 환경부는 월악산에서 야생하는 산양이 60마리가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러던 차에 올해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이 산양 서식실태를 정밀조사하다가 월악산보다 남쪽인 속리산국립공원 군자산 일원 2곳에서 산양 배설물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배설물 주인은 수컷 성체 한 마리였다. 추가 조사에서 다른 산양의 서식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공단은 배설물 주인이 무리에서 떨어져 여기까지 이동한 것으로 판단한다. 산양이 먹이를 찾고 짝을 찾으며 새끼를 기르는 이른바 '행동권'은 약 1∼1.4㎞다. 속리산은 월악산에 야생하는 산양의 생활권이 아니다.

공단 송동주 종복원기술원장은 "산양은 10∼12월에 교미를 한다.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수컷 간 힘겨루기를 하는데, 이때 밀려난 수컷이 새 서식지를 찾아온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공단은 속리산의 수컷 산양 한 마리를 위해 4년생 한 마리와 2년생 한 마리 등 암컷, 그리고 3년생 수컷 한 마리 등 산양 세 마리를 월악산에서 속리산으로 이주시켰다. 겨울에 교미를 한 암컷은 약 210일의 임신 기간을 거쳐 매년 6,7월경에 새끼를 낫는다. 보통은 한 마리지만 드물게 두 마리를 낳기도 한다. 서식 흔적이 발견된 수컷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이들이 자체 번식을 하면 속리산에서 산양이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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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에 방사된 3년생 수컷 산양


송 원장은 이번 방사에 대해 "속리산 산양 개체수를 늘려 산양이 자생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다. 그간 백두대간 북부권에서 이루어진 산양 복원사업이 중부권까지 확대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와 공단은 방사뿐 아니라 부상 당한 산양을 구조해 치료하는 사업도 한다. 탈진한 상태로 환경부와 공단에 발견된 암컷들이 보호 중에 새끼를 낳는 반가운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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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게 구조된 암컷이 낳은 산양 새끼(수컷)


환경부 노희경 생물다양성과장은 "이번 방사는 속리산에서 산양 서식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추가 개체를 방사함으로써 산양이 스스로 번식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설악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산양 생태축 형성을 위해 산양 복원사업 대상지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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