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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다고 잘 맞나? 타수 줄여주는 건 내몸에 맞는 클럽

중앙선데이 2015.12.20 00:42 458호 23면 지면보기

골프 클럽



“대감님, 잘 지내셨습니까. 지난 번에 보니까 아주 오래된 클럽을 사용하시던데 이번에 한 번 바꿔보시죠. 골목 안 골프숍에 이야기해놨습니다. 퇴근하실 때 잠깐 들르시면 최신형 클럽을 실어드릴 겁니다.”


[정제원의 골프 장비록] 클럽 선택의 지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 같지만 20~30년전 만해도 이런 풍경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주로 을이 갑에게 청탁을 하면서 고가의 풀세트를 선물하곤 했다. 우리나라에서 골프의 이미지가 좋지않은 건 이런 은밀한 거래의 수단으로 골프가 이용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갑은 이 클럽의 샤프트가 레귤러인지 스티프인지 모른다. 드라이버 헤드의 로프트도 알지 못한다. 가격과 브랜드만 확인한 뒤 흐뭇한 미소를 짓곤 했다.



2015년엔 이런 풍경을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그렇지만 여전히 주말 골퍼들은 성격이 급하다. 공이 좀 잘 안맞는다 싶으면 당장 비싼 클럽부터 찾는다. 골프클럽을 선택할 때 생각해봐야 할 7가지.



① 클럽을 구매하기 앞서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자. 100명의 골퍼는 제각기 다른 100가지 방법으로 스윙을 한다. 키, 몸무게, 스윙 스피드가 각자 다르다. 장타자냐, 단타자냐에 따라 클럽 선택은 달라져야 한다. 최소한 자신의 스윙 스피드가 얼마나 나오는지 체크해보자.



② 클럽을 선택할 때는 반드시 피팅을 하길 권한다. 클럽 피팅이라고 해서 거창한 게 아니다. 샤프트의 무게와 강도를 꼼꼼히 따져본 뒤 자신에게 맞는 걸 고르는 거다. 자신이 사용하는 샤프트 무게가 몇 g인지 아는 골퍼는 많지 않다. 스윙 웨이트도 중요하다. 스윙 웨이트란 스윙을 할 때 골퍼가 느끼는 헤드의 무게를 말한다. 클럽 헤드와 지면이 이루는 각도를 말하는 ‘라이 각’도 신경써야 한다. 바지 통이 헐렁한 기성복 바지 보다는 몸에 딱맞는 맵시있는 바지가 입기에도 편하고 보기도 좋다. 하물며 골프클럽은 말할 것도 없다.



③ 아이언세트를 구매할 때는 클럽의 구성과 갯수를 따져보자. 최근에 나오는 클럽들은 3, 4번 아이언이 없는 게 대부분이다. 롱아이언은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대체하는 게 대세다. 웨지도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④ 고가의 제품이 굿샷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2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드라이버가 날개돋힌듯 잘 팔리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미국인 친구한테 한국에는 드라이버 한자루의 가격이 200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고 말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세상에, 드라이버에 다이아몬드라도 박힌 건가.”



⑤ 퍼터는 권총으로 말하면 방아쇠다. 400미터를 넘는 긴 여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사용하는 클럽이 퍼터다. 방아쇠가 미덥지 못하면 목표물을 맞추기 어렵다. 퍼터를 고를 때는 몸에 맞는 걸 골라야 한다. 한 번 구매한 뒤에는 애인을 대하듯 어르고 달래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⑥ 자신만의 비밀병기를 마련하자. 드라이버 거리가 짧다면 우드나 하이브리드를 잘 쓰면 된다. 4번 우드 거리가 드라이버 샷보다 멀리나가는 골퍼도 봤다. 아이언샷이 흔들린다면 웨지를 잘 쓰면 된다.



⑦ “당장 내일 집으로 배달해줘. 이번 주말에 들고 나가야 돼.”



우리 주변에 이런 골퍼들 참 많다. 골프클럽이 아무리 어른의 장난감이라지만 급해도 너무 급하다. 포장도 뜯지 않고 클럽을 들고나가서 필드에서 비닐을 벗기는 골퍼도 많이 봤다. 클럽을 선택할 때는 좀 느긋해지자.



 



도움말 주신분캘러웨이골프 김흥식 이사, 김지연 팀장



 



정제원 중앙일보 스포츠부장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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