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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영역 넘어 결석·종양 제거, 항암치료까지

중앙선데이 2015.12.20 00:24 458호 4면 지면보기
초음파는 제2의 청진기로 불린다. 청진기만큼이나 병원에서 쓰임새가 많다. 유방과 갑상샘, 신장, 심장, 간, 자궁 같은 신체의 질병 진단을 위해 활용된다. 진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는 치료 장비로 빛을 발하고 있다. 안전하면서도 환자의 수술 부담은 확 낮춰 만족도가 크다. 과학·의학이 발전하면서 초음파가 의료장비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1 초음파는 방사선 피폭이 없고 응용 범위가 넓어 진단·치료 장비로 널리 활용된다. 2 높은 해상도를 이용해 갑상샘 및 주변 기관의 형태를 평가한다. 3 임신부는 초음파 검사로 태아의 성장과 안녕을 확인한다. 4 4차원 입체 초음파로 본 20주 된 태아의 모습.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의 소리는 16~20㎑다. 초음파는 이보다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말한다. 박쥐는 사람보다 무려 10배나 높은 소리를 듣는다. 박쥐가 어둠 속에서 활개를 치며 날아다닐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음파를 발사하고 그 반사파로 나방과 같은 먹이의 위치를 감지하는 식이다. 이런 박쥐의 능력은 초음파 기술의 시초 격이다. 초음파는 수중에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1900년대에는 초음파가 수중 음파탐지기로 쓰였다. 물속 잠수함을 탐지하는 군사용으로도 활용됐다. 1930년대에는 기계설비 내부의 보이지 않는 균열을 찾는 데 초음파를 이용했다. 외부를 훼손시키지 않고도 균열 유무를 검사할 수 있는 초음파 반사경 장비는 곧 진료실에서 꽃을 피우게 된다.


‘제2의 청진기’ 초음파의 진화

공업용 초음파 반사경, 진료실서 꽃피워 비파괴 초음파 검사 기술은 오늘날 임상의학에 초음파가 도입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기술은 초음파를 인체 내부로 전파시켰을 때 체내 연조직에서 반사된 음파를 이용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음파에서 얻은 영상을 그래프로 확인했지만 이후 흑백 그림이나 컬러 영상으로 확인이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환자의 심장과 여성의 배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실시간으로 영상을 얻기 때문에 장기의 구조뿐 아니라 운동까지 관찰할 수 있다. 혈관 내부의 혈류도 측정이 가능하다. 자궁과 간, 유방, 신장, 방광 같은 우리 몸 속 곳곳을 진단한다. 특히 인체에 해로운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으며 통증 없이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최민주(의공학교실) 교수는 “초음파 영상은 태아를 대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래 현재는 거의 모든 진료 영역에 활용되는 진단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장기·태아 보여주는 3D 검사에 널리 쓰여 초음파 검사는 환자의 몸을 얇은 단면으로 자른 형태의 2차원 영상을 보며 몸 속 병변을 찾는다. 최근에는 3차원으로 장기나 태아를 보여주는 3D 검사가 널리 쓰인다. 3차원 영상의 움직임까지 표현되는 4차원 초음파 검사도 이용되고 있다.



?초음파는 이제 진단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의사의 손을 대신할 치료기기로 거듭났다. 특히 초강력 초음파가 발휘하는 ‘충격파’는 결석 치료에 활용된다. 바로 체외 충격파 쇄석술이다. 충격파를 체내 결석에 집속하면 수술하지 않고 결석을 분쇄할 수 있다. 몸 밖에서 결석의 위치를 찾아 수천 번의 충격파를 줘 결석을 분쇄하는 방식이다. 외과 수술로 인한 신장 손상 및 긴 회복 기간의 단점을 개선한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초음파의 가열 효과도 진료 현장에 쓰인다. 고강도 집속 초음파를 사용한 의료기기인 하이푸(HIFU·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가 대표적이다. 고강도 에너지의 초음파를 한곳에 집중시켜 병변 세포를 선택적으로 응고해 괴사시킨다. 치료 초음파는 진단 초음파에서 사용되는 것보다 훨씬 큰 에너지를 이용한다. 원하는 위치에 열을 유도해 치료 효과를 얻는다. 최 교수는 “하이푸 수술은 방사선 치료에 비해 안전성이 높으며 치료 후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조직검사 없이도 유방암 여부 알 수 있어 최근에는 초음파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그동안 초음파의 진단 영역에서는 단순히 인체에 고통을 주지 않고 해부학적 구조를 영상화하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조직의 특성을 측정해 좀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도록 돕는 기법이 개발되고 있다. 유방암 진단에 쓰이는 탄성도 측정이 그중 하나다. 유방에 압박을 가하기 전과 후 유방 조직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이다. 악성·양성 종양 조직의 강도에 따라 시각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조직검사 없이도 유방암 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 연세대 의공학부 서종범 교수는 “인체에 전달된 힘에 따라 조직이 변형되고, 그 변형의 정도를 초음파 영상기반 위치추적 기술과 연계하면 탄성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 분야도 발전하긴 마찬가지다. 초음파 기반의 약물 전달 시스템이 항암치료 연구의 신기원을 열고 있어서다. 지난해 국내 의료진과 미국 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이 대표 사례다. 연구팀은 초음파 조영제로 사용되는 미세 기포에 항암제를 포함한 인공막인 리포솜을 결합시켰다. 이 복합체에는 특정 암세포를 찾을 수 있는 물질을 붙였다. 연구팀이 만든 복합체는 크기가 약 1㎛(마이크로미터) 정도로 몸에 주입되면 혈관 내에 머무른다. 이후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암 부위에 초음파 에너지를 쏜다. 이때 복합체의 미세 기포는 풍선처럼 터지고, 치료제를 포함한 리포솜은 혈관 밖으로 빠져나간다. 결국 특정 암세포를 찾아 세포막에 붙어 세포 내로 치료제를 전달한다. 이 연구를 진행한 분당서울대병원 이학종 교수는 “일반적인 항암제의 투여량보다 더 적은 양으로도 더 높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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