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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바뀐 기후 되돌릴 수 없어 … 흘러가는 빗물도 ‘물로 보지 마’

중앙일보 2015.12.16 02:18 종합 18면 지면보기
2021년부터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면 지구 온도 상승은 꺾일까. 온도는 이미 100년 전보다 1도 상승했다. 유엔은 파리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기 이전에도 “180여 개국이 낸 방안대로 온실가스 배출이 감축되더라도 2100년엔 현재보다 지구 온도가 2.7도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젠 신기후체제다 <중> 감축만큼 중요한 적응
지구 1도 오를 동안 한국은 1.8도
환경 변화 기회로 바꿀 노력 필요

 기후변화는 180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배출돼 누적된 온실가스의 부산물이다. 지금 당장 인류가 탄소배출을 중단한다 하더라도 이미 변한 기후가 원상태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한국은 기후변화에 특히 취약하다. 지난 100년간 한국은 온도가 1.8도 상승했다. 감귤 주산지가 제주도에서 남해안으로, 사과 재배지가 대구에서 충북 충주를 거쳐 경기도 포천까지 북상한 것도 이런 결과다.

 이에 따라 각국은 앞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비하고 이를 오히려 기회로 바꾸는 행동, 이른바 기후변화에 ‘적응’(adaptation)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환경부 정은해 기후변화협력과장은 “교토의정서 체제는 감축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신기후 체제에선 감축 못지않게 적응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정엔 ‘모든 국가가 적응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국제사회에 제출해 각국의 적응 정책, 이행 사례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표적인 적응 정책이 빗물처리시설 등 순환적 물관리 시스템 구축이다. 기후변화 현상 중 하나인 게릴라성 폭우로 인한 도시 침수에 대비해 도시 단위 또는 건물별로 빗물이 별도의 처리시설에 모이게 하거나 빗물이 스며들 수 있는 옥상공원·녹지 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런 정책은 빗물을 재활용해 수돗물 생산·공급 과정에서 유발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도 있어 감축 행동의 성격도 띤다.

 하지만 수돗물 가격은 생산 원가에 못 미친다. 한국은 유엔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라는 인식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이로 인해 빗물처리시설 등의 보급은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사무국(UNFCCC) 사무총장을 지낸 이보 드 보어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사무총장은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기후변화 관련 세미나에서 “한국에 ‘돈을 물 쓰듯 한다’는 속담이 있다는 걸 안다. 한국은 물 부족 등 기후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농수산업에서 기온 상승에 대비한 대체 품종 개발, 기후변화로 인한 전염병 대비, 기후변화 취약층 건강 관리, 산업단지의 기후변화 취약성 대비, 도시 방재기준 강화 등도 주요한 적응 정책이다.

 송영일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은 “선진국에선 기후변화를 ‘뉴노멀’(new normal)로 부르며 적응을 하고 있다. 적응 행동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의 시너지를 낸다는 점에서 공동편익적 특성을 보이는 만큼 우리나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적응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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